간판없는 카페 '커피발전소'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3.06.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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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이들이 분위기를 마시는 곳, 홍대 커피로드④

사진=류승희 기자사진=류승희 기자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 앞 토정길은 차나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여느 발전소 앞의 풍경과 비슷하다. 이곳에 4년 전 간판도 없는 커피전문점이 생겼다.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커피발전소'다. 20석도 안되는 공간에 벽 한쪽으로는 각종 서적들이 빼곡하다. 은은하게 들리는 클래식 음악에 귀 기울이는 손님은 없지만 차분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말수가 적은 주인장도 인상만큼은 클래식과 닮았다. 커피가 좋아 9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팅 기술을 배웠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간판이 없는 이유를 묻자 그는 입구에 세워둔 입간판이 있다며 한쪽 구석을 가리킨다. 겨우 A3 용지 크기의 목판에 직접 쓴 듯한 글씨체가 인상적이다. 간판을 내부로 들인 이유도 '단지 비가 와서'다. 간판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핸드드립 커피가 괜찮은 편"이라는 그는 "찾아오는 손님의 반 이상이 동네주민"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이곳을 나서자 제법 멀리서 온 듯한 남자들이 승용차에서 내려 마지막 빈자리를 채웠다. 바람 많고 비 오는 월요일 오후의 이곳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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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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