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는 왜 문을 닫았나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3.06.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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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개성 강한 이들이 분위기를 마시는 곳, 홍대 커피로드③

사진=류승희 기자사진=류승희 기자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홍대에서 맛있는 커피로 입소문을 탄 커피 리브레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걸려있다. 지자체의 행정조치에 대한 사죄이자 해명이었다. 한 민원인이 '무허가 제조품 판매', '한글표시 위반' 등의 사유로 구청에 고발하면서 커피 리브레는 5월 말부터 3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다.

맛있는 커피로 홍대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량이 폭주하자 올 초부터 제조허가를 받지 못한 곳에서 커피를 볶았다는 게 결정적 이유였다. 커피 맛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정보지만 다른 곳에서는 표기하지 않는 로스팅 날짜만 표기한 것도 문제가 됐다.



커피 리브레는 지난 4월19일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 착한 커피로 소개됐다. 브라질, 동남아시아 등 원두 산지에서 직접 유기농 원두를 가져와 매일 커피를 볶는 가게라는 게 선정이유였다. 방송 이후 커피 리브레의 커피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연남동 골목길은 항상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커피 리브레는 행정조치 이후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착한 커피 타이틀을 반납하겠다고 했다"며 "스스로의 양심과 고객을 속이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는 지지받기 힘든 자부심이 있다"고 해명했다.



'꽤나 의심 가는 일이고 억울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매우 센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한다는 커피 리브레의 사과문에는 홍대문화 특유의 위트가 녹아있었다. 위트는 사과문의 맨 마지막에서 터졌다. "흥미진진하네요. 오 예~"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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