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유동성 위기에 금융권도 '휘청'

머니위크 성승제 기자 2013.05.07 14:29
글자크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의 금융권 여신 규모가 13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STX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 총액은 13조191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3조8959억원으로 가장 많고 수출입은행(2조2762억원), 농협(2조2399억원), 우리은행(1조5334억원), 정책금융공사(1조13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은행(신한·외환·대구·경남은행)은 1조3990억원이며, 비은행계가 7120억원이다.



여신형태별로 보면 대출이 5조2895억원, 선박이나 공사 수주 등에 대한 보증이 7조1305억원, 회사채 등 투자가 7710억원이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있는 STX그룹이 위기를 겪으면서 은행권도 비상이다. 우선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기업에 대해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의 최소 적립비율은 7%다. 1조원의 채권이 있다면 7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STX그룹 여신 규모가 12조원을 넘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액은 최소 8400억원에 달한다. 다만 보증에 대한 충당금은 선박 건조나 공사가 끝나면 환입될 수 있다.

충당금 외에도 막대한 신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 2010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해양은 원자재 구매, 하도급대금, 인건비 등을 위해 채권단이 지금껏 신규 지원한 대출액만 2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그룹 5개 계열사의 자산총액은 23조원으로 성동조선해양(2조4000억원)의 10배에 달해 채권단의 신규 지원액이 '조'(兆) 단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막대한 자금지원이 필요한 만큼 자율협약에 합의 후에도 채권은행 간에 의견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지난 6일 STX그룹 채권단 회의에서도 회사채 투자자 지원 여부 등을 놓고 채권은행 간 상당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