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NO 학벌 NO', SK '바이킹 챌린지' 채용혁명

머니투데이 류지민 기자 2013.04.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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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혁신경제;스펙파괴 인재확보 나선 기업]<4-1> SK

↑지난 11일 한양대 HIT홀에서 열린 'SK바이킹 챌린지'에서 한 참가자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지난 11일 한양대 HIT홀에서 열린 'SK바이킹 챌린지'에서 한 참가자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최종학력 취득일.

이들 4가지 항목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이력서의 전부라면 누가 믿을까. 하지만 실제로 지난달부터 진행되고 있는 SK그룹의 인턴사원 선발 프로그램인 '바이킹 챌린지'에 '도전'하기 위한 원서에는 이들 최소한의 정보만 기입하도록 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토익 점수가 몇 점인지, 학점이 얼마인지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넘치는 끼와 열정으로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바이킹형 인재'를 뽑는데 불필요한 '선입견'만 만들어낼 뿐이다.



이처럼 '스펙'을 파괴하다 보니 지난 11일 서울 한양대에서 치러진 '바이킹 챌린지' 예선 현장은 지원자들의 넘치는 에너지로 연예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불케 했다.

'바이킹 챌린지'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6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예선을 벌이고, 별도의 합숙과 미션 수행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SK의 채용 방식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시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특이한 복장의 지원자들. 여기저기에 기름때가 잔뜩 묻은 정비복을 입고 온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스리랑카 전통 의상을 입은 여대생의 모습도 보였다.

다른 한 쪽에서는 자신의 특기인 전통무예를 증명하기 위해 면접관들 앞에서 백 텀블링을 선보이기도 했다. 2500여 시간에 달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연평도에 김장훈 콘서트를 유치하기 위해 뛰어다닌 '스토리'로 무장한 지원자도 있었다.

SK 역시 지원자들의 열정에 화답하듯 파격적인 면접 방식으로 지원자들을 맞이했다. 우선 면접이 치러진 장소부터 독특했다. 폐쇄된 방이 아니라 공개된 6개의 부스에서 동시에 6명의 면접이 진행됐다.


2인 1조로 구성된 면접관 중 한 명은 지난해 첫 바이킹 전형으로 SK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담당했다. 가벼운 얘기를 나누다가도 자신의 입사 경험을 되살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원자들은 준비된 모니터를 통해 PT(프레젠테이션)을 할 수도, 면접관 앞에 의자를 갖다 놓고 마주보며 토론을 할 수도 있다.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연기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어떠한 것이든 완전히 자유롭게 선택해 보여주면 되는 셈이다.

이날 자신이 만든 광고로 PT를 진행한 이정민씨(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년)는 "정해진 틀이 전혀 없이 완전 자유 형식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면서도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만 초점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다. 신선하고 만족스러운 면접이었다"고 말했다.

면접을 진행한 임성수 SK종합화학 인력팀장은 "단순히 스펙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SK에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바이킹 챌린지는 그 역할을 담당할 직원을 뽑기 위한 과정"이라며 "도전정신과 추진력 등을 갖춘 지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들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최종결선에 참여한다. 결선은 1박2일의 합숙 일정으로 진행되며 미션수행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최종 합격자는 올 상반기 인턴십을 거쳐 내년에 공개 채용될 예정이다. SK는 매년 전체 인턴의 70% 이상을 신입사원으로 선발하고 있다.

조돈현 SK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장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회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유형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유럽의 바이킹 민족이 절박한 환경에서 도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듯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바이킹 DNA를 가진 인재를 확보해 글로벌 신규사업에 진출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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