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도 안돼? '편의점폰' 써보니…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3.02.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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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의 스마트도전기]중고폰 감안해야…통화·문자 기본에 충실…세컨폰 등 유용

3만원도 안돼? '편의점폰' 써보니…


"뭐야? 어디서 났어?"

얼마전 지인들과의 모임. 최신형 고가 스마트폰이 넘쳐나서 그런가, 딸그락 소리를 내며 폴더를 열어젖힌 순간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2만9800원짜리 이른바 '편의점폰'이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스마트폰 세상에 저가 단말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휴대폰 자급제에 따라 소비자가 저가 공단말기를 이동통신사 대리점이 아닌 마트, 온라인몰,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산 뒤에 본인이 원하는 이동통신사를 찾아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은 소비자가 가장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잇따라 공단말기 판매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편의점폰 중 가장 싼 것은 지난달 29일부터 편의점 'CU(씨유)'가 판매하는 3G(3세대) 피처폰(일반폰) '리하트(RE-HEART)폰'. 새 제품의 1/3 가격인 2만9800원이다.
3만원도 안돼? '편의점폰' 써보니…
가격이 싼 것은 이름 그대로 중고폰이기 때문이다. 삼성, LG 등 국내 브랜드 제품 중 A+급 중고 휴대폰을 성능 검사하고 세정, 코팅, 항균 등 리뉴얼 공정을 거쳐 다시 상품으로 만들었다.



기자가 써본 것은 삼성전자 애니콜. 폴더형이다. 작은 상자에 휴대폰, 배터리, 충전케이블, 제품보증서가 담겨있다. 보증서를 보니 제품보증 기간은 구입일로부터 30일. 무상A/S는 구매일로부터 14일간 받을 수 있다.

뒷면 배터리 뚜껑을 열어보니 제조년월일이 기재돼있다. 2010년 6월 제조. 만들어진지 딱 2년 반 지난 제품이다.

↑아래쪽 모서리 부분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다.↑아래쪽 모서리 부분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다.
외형은 중고폰이란 걸 감안하고 봐야한다. 모서리 부분이나 폰 뒷면에 일상에서 생길 수 있는 스크래치가 있지만, 가까이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폴더를 열어 키패드를 보니 새로 교체했는지 반짝거리고 버튼숫자도 선명하다. 액정도 스크래치 없이 깨끗하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이 없는 공단말기이기 때문에 당장 개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기존에 쓰던 휴대폰의 유심을 뺀 뒤 공단말기에 끼워 사용하면 된다. 제품 뒷면 배터리 뚜껑을 열면 유심을 꽂는 공간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사업자의 유심을 사서 꽂은 뒤 직접 개통해 써도 된다.

알뜰폰 사업자인 SK텔링크 세븐모바일의 선불유심(1만원 충전)을 따로 구매한 뒤 리하트폰에 직접 꽂아 개통해봤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유심 구매 후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거나 개통센터에 전화해 가입하면 된다. 이후 구매한 유심을 휴대폰에 넣고 전원을 재부팅하면 된다.

↑공단말기이기 때문에 별도로 쓰던 유심이나 새 유심을 꽂아야한다. 뒷면 커버를 열면 유심을 꽂을 수 있다.↑공단말기이기 때문에 별도로 쓰던 유심이나 새 유심을 꽂아야한다. 뒷면 커버를 열면 유심을 꽂을 수 있다.
통화음질 등 성능은 어떨까. 알뜰폰은 기존 이통3사의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화음질은 기존 이통사 서비스와 차이가 없다. 스마트폰 터치에 익숙해진 터라 오랜만에 꾹꾹 눌러야하는 버튼식 키패드가 다소 낯설다. 하지만 큰 글씨와 단순한 메뉴 구성 등 피처폰만의 강점은 그대로 갖췄다. 문자메시지 등 일반폰의 기능 그대로다.

스마트폰족이 어느날 갑자기 일반폰으로 바꿀 일은 많지 않을 터. 애초에 이 제품도 세컨폰족 등을 노렸다. 업무용, 개인용으로 2대 이상의 휴대폰이 필요한 직장인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노년층, 스마트폰 게임중독이 걱정되는 어린이, 국내에 단기간 체류하는 외국인 등이 쓸 만하다.

물론 편의점폰은 어느 편의점에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고객들의 불만도 나온다. 자급제폰 시장이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편의점들은 일부 점포에서 수량을 한정해 판매하고 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직영이 아닌 개별점주가 있는 점포는 점주의 요청이 있어야 제품을 들여놓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수요나 반응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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