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3만원"… '편의점 폰' 뭐 있나 보니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3.01.25 07:33
글자크기

자급제폰, 편의점 등으로 유통경로 다변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스마트폰 중심의 이동통신시장에 저가 단말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단말기 자급제 시행으로 저가 공단말기를 사려는 소비자가 늘고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운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MVNO)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진 것.

단말기 자급제란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대리점, 판매점이 아닌 마트, 온라인몰,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한 뒤 본인이 원하는 이동통신사를 찾아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소비자는 10만원도 안되는 싼 공단말기를 산 뒤, 요금제가 기존 이통 3사 보다 20% 이상 저렴한 알뜰폰 사업자를 찾아 가입하면 통신비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그동안 자급제용 단말기가 적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저가 자급제폰이 늘고 유통망이 다양해지면 보조금과 기존 이통3사 위주의 시장 구조도 서서히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최신 스마트폰 기능이 필요 없는 소비자도 그동안 제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고가의 단말기를 사야했다"며 "저가 자급제폰이 늘면 이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이 3만원"… '편의점 폰' 뭐 있나 보니


◇휴대폰이 3만원! 편의점 '저가폰 大戰'

최근 저가폰 판매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편의점. 소비자가 가장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형 스마트폰과 피쳐폰(일반폰), 중고 휴대폰 등을 10만원 미만의 가격에 판매한다. 고객은 해당 단말기를 산 뒤 자신이 기존 휴대폰에서 쓰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을 끼워서 쓰거나, 새 유심으로 알뜰폰사업자 등 개별 이통사에서 개통해 써도 된다.


편의점 CU(씨유)는 국내 최저가 편의점폰 '리하트(RE-HEART)'를 29일부터 판매한다고 24일 밝혔다. '리하트'는 이미 사용된 적 있는 기기를 리뉴얼한 재생폰으로, 새 제품의 1/3 가격인 2만9800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최저가폰이다.

세븐일레븐도 28일부터 스마트폰 2종 등 휴대폰 공기계 3종을 서울 중구지역 20여 점에서 판매한다. 스마트폰은 옵티머스시크, 옵티머스마하가 각각 7만원이고 일반 터치폰인 삼성 노리폰은 3만5000원이다. 2010년 생산된 구형모델로 매장에 진열된 이력이 있는 상품들이다.

"휴대폰이 3만원"… '편의점 폰' 뭐 있나 보니
GS25도 갤럭시U(7만원), 아이리버바닐라폰(5만5000원) 등 스마트폰 2종과 LG프리스타일, SKY웨딩폰, 팬택캔유(3만5000원) 등 피처폰 3종을 선보였다.

편의점의 저가폰 판매 성적은 기대를 웃돌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1월 판매한 8만원대 저가폰 '세컨드(2nd)'는 한 달여 만에 3500대 판매됐다.

오재용 세븐일레븐 서비스팀장은 "개인·업무용 폰이 따로 필요하거나 통신비 절감, 최신 스마트폰 기능이 필요치 않는 고객들, 청소년층에게 구형 스마트폰 등 저가폰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아이폰5' 이어 '넥서스4'도 자급제폰으로?

글로벌 제조사들의 인기폰도 자급제 시장에 속속 나오고 있다. 물론 편의점 등에서 파는 저가폰 보다 가격은 비싸다. 지난해 12월엔 애플이 고가폰으로는 처음으로 아이폰5(89만원)를 자급제 모델로 내놨다.

LG전자 (97,700원 ▼200 -0.20%)와 구글이 공동으로 개발한 레퍼런스(기준)폰 '넥서스4'는 빠르면 3월중 국내 출시된다. 이동통신사보다는 자급제폰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넥서스4는 구글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을 탑재했으며 해외에 출시된 가격은 299달러(약 32만원)다.

중소업체들도 저가폰 유통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리버는 지난 10일 14만8000원짜리 스마트폰 ‘울랄라’를 내놨다.

◇中 저가단말 대기중…"소비자 이용패턴 따져봐야"

앞으로 중저가폰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사만큼 보조금을 주기 어려운 알뜰폰 업체들의 경우 가격 대비 성능 좋은 단말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상반기 중 알뜰폰 사업에 나선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비싼 스마트폰 위주 제품이 많아 화웨이, ZTE 등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단말기 공급을 꾸준히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자급제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공급 등 유통구조 변화 못지않게 소비자의 인식변화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스마트폰은 통화, 문자, 모바일 메신저, 간단한 앱 활용에는 무리가 없지만 해상도, 메모리 등 기본 사양이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게임이나 앱 활용이 많은 소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고사양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자신이 실제 이용 패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