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ECM 실적은 좋은데...수수료 순위는 '저 아래'

더벨 박상희 기자 2013.01.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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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ECM]주관 실적 및 수수료 순위 연동 현상 깨져

더벨|이 기사는 12월29일(00:2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12년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에서 주관 실적 순위와 수수료 순위의 연동 현상이 깨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끈다. 주관 기준 상위권에 랭크된 증권사의 수수료 순위가 하위권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거래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졌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IPO 주관 순위 1위와 2위는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IPO 수수료 순위는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반면 주관 순위 7위에 오른 하나대투증권은 수수료 순위1위에 올랐다. 주관 순위 5위와 6위에 오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수수료 순위 2위, 3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올렸다.

보통 주관 실적이 좋은 증권사가 수수료 순위에서도 높은 순위에 랭크된다. 2011년 랜드마크 IPO 거래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장 거래를 대표주관한 우리투자증권이 IPO 주관 및 수수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게 대표적이다. 2010년 IPO 사상 최대 규모였던 삼성생명 거래를 대표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이 IPO 수수료 순위 1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2012년은 달랐다. 거래 규모가 1000억 원이 넘었던 IPO 거래가 단 2건에 불과했다. 빅딜이 실종된데다 공모규모가 가장 컸던 휴비스 거래도 2200억 원에 불과했다. 공모 규모에 연동되는 수수료 구조를 생각할 때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에는 거래 단위 규모가 작었던 셈이다.

빅딜이 실종됐을 뿐만 아니라 소규모 거래도 많지 않았다. 가장 많은 기업을 상장시킨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도 IPO 주관 건수가 6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한국증권은 16개 기업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았다.

수수료 격차


예년과는 다른 발행 환경 속에서 하나대투증권은 사상 최초로 IPO 수수료 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IPO 주관 실적은 7위에 불과했다. IPO 주관 순위 7위였던 하나대투증권이 수수료 부문에서 7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수수료율이 비교적 높은 외국기업 2곳의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대투가 단독으로 대표주관을 맡은 일본 기업 SBI모기지와 SBI액시즈의 수수료율은 각각 500bp와 399bp로 국내 기업 거래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하나대투증권은 전체 IPO 수수료 39억 원 중에서 일본 기업 상장을 통해서만 31억 원을 챙겼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사조씨푸드 IPO의 공이 크다. 전체 IPO 수입 33억 원 중에 19억 원이 사조씨푸드 거래에서 파생했다. 사조씨푸드 확정 공모가격이 희망공모가밴드 최상단을 뛰어 넘으면서 수수료율이 당초 250bp에서 300bp로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수수료 금액도 13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관 순위 5위였던 실적은 수수료 부문에서 2위로 상승했다.

주관 순위 6위였던 한국투자증권도 수수료 순위에서는 3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증권의 경우는 엠씨넥스 상장 영향이 컸다. 공모규모가 120억 원에 불과한 엠씨넥스 수수료로 10억 원을 챙겼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이 IPO를 통해 챙긴 32억 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주관실적과 수수료 간 격차는 유상증자 거래에서도 확인됐다. 하나대투증권이 대한전선 증자 거래로 주관 순위 1위를 차지했지만 유상증자 수수료 순위는 7위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대한전선 증자 발행규모는 3476억 원이었지만 대표주관사인 하나대투가 실제로 인수한 금액은 수수료 금액은 500억 원에 못 미쳤다. 대표주관사인 하나대투 외에도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가 8곳이나 돼 실제 인수 금액은 발행 규모에 비해 많지 않았다.

동양증권 역시 주관 실적은 5위로 선방했지만 수수료 순위는 19위로 하위권으로 처졌다. 동양은 547억 원 규모였던 동부CNI 유상증자 대표주관 거래 단 1건으로 주관 순위 5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인수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수수료 금액은 동부증권 및 부국증권 등 인수단과 인수 물량을 나누면서 파이가 줄어들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이와 반대로 유상증자 주관 순위는 하위권이었지만 수수료 순위는 상위권에 랭크됐다. 아이엠증권의 주관 순위는 10위, 수수료 순위는 2위였다. 아이엠증권의 수수료 순위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 인수 및 모집주선 실적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엠투자증권의 증자 대표주관 실적은 151억 원 규모의 미래산업 증자가 전부였다. 하지만 수수료 수입은 동부건설과 엔스퍼트 모집주선 거래, 대한전선 증자 인수 거래, 온세텔레콤 인수 및 모집주선 거래 등을 통해 다변화했다. 아이엠증권은 미래산업 거래를 통해서 4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수료를 벌었지만, 나머지 거래를 통해 26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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