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벽화 복원 망친 할머니 '화가 다 됐네'

머니투데이 이호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 2012.12.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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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세실리아 히메네스의 복원 작업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스페인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의 '에케 호모' 벽화. 왼쪽이 훼손 전, 오른쪽이 훼손 후 모습. ⓒCentro De Estudios Borjanos▲지난 여름 세실리아 히메네스의 복원 작업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스페인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의 '에케 호모' 벽화. 왼쪽이 훼손 전, 오른쪽이 훼손 후 모습. ⓒCentro De Estudios Borjanos


▲이번에 히메네스가 경매로 내놓은 자신이 직접 그린 풍경화. (ⓒe-Bay 사진 캡쳐)▲이번에 히메네스가 경매로 내놓은 자신이 직접 그린 풍경화. (ⓒe-Bay 사진 캡쳐)
지난 8월 스페인 교회에서 예수 벽화 복원을 시도하다 작품을 심각하게 훼손했던 80대 할머니가 이번엔 직접 그린 풍경화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8월 스페인 남동부 사라고사의 한 교회에서 명화 '에케 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를 복원하려다 원작의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했던 세실리아 히메네스(80)란 할머니가 자신이 그린 작품을 이베이(e-Bay)에 경매로 올렸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히메네즈가 직접 그린 풍경화는 고향 마을인 보르자의 오래된 건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녀의 그림 실력이 전문가에 버금가는 것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경매가는 300유로(약 41만원)에서 시작해 4시간 만에 400유로(약 55만원)까지 올랐다.

이번 경매가 끝나면 수익금은 히메네스 개인이 갖는 것이 아니라 로마 카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에 기부될 예정이다.



지난 8월 히메네스는 19세기 스페인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가 그린 교회 벽화인 '에케 호모'가 습기로 망가진 모습을 보고 복원을 시도했다. 당시 그녀의 어설픈 복원 시도 때문에 이 벽화 속 가시 면류관을 쓴 예수의 얼굴이 심하게 훼손됐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망친 그림이 스페인 뿐 아니라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보도되자 오히려 마을과 교회가 관광명소로 돌풍을 일으키게 됐다.

지난 9월 '에케 호모'가 망쳐진 것을 보러 온 관광객에게 교회가 입장료를 받자 히메네스는 교회에 로열티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의 복원으로 인한 그림 훼손 때문에 일부 지역 주민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던 히메네스는 한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하지 않았으나 최근 다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지 네옥스 TV채널은 그녀가 곧 있을 새해 축하행사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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