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⑴해외시장으로 등떠밀리는 건설사들
⑵해외시장 '정부·新동력' 있어야 롱런
⑶국내시장 '건설투자 축소'에 직격탄
⑷경제성장 못 따라가는 'SOC인프라'
⑸'레드오션' 공공시장에 몰락한 건설사
⑹'천덕꾸러기 된 주택사업 새 기회 없나
⑺건설산업 살리는 '구조조정'이 답이다
⑻'부실 늪' 부동산PF 대안을 찾아라
- 값싼 보금자리 수요 몰려 주택사업 매출비중 반토막
- 준공후 미분양 수도권 1만가구 … 건설사 재정 악화
- "국내 주택시장 붕괴" 해외토목·건축분야 진출 확대
조합이 무상지분율(조합원이 추가분담금 없이 넓혀갈 수 있는 면적비율) 150%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공사비를 현금 대신 미계약 아파트로 갚겠다는 안을 제시하자 사업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포기한 것이다.
#'아이파크' 브랜드로 전국 각지에 랜드마크 아파트를 건설해온 현대산업개발. 주택건설사업 비중이 '빅10' 건설사 중 가장 높은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택사업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판단, 미리 토목사업 비중을 높이고 각종 민자사업을 수행하며 해외진출 준비를 마쳤다. 이 회사는 최근 해외사업을 중단한 198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 만에 카타르 고속도로 건설공사 입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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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진출이나 확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현실은 한동안 주력이었던 주택사업의 급속한 붕괴 탓이 크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00년대 초부터 금융위기 전까지 매년 1만가구 이상을 분양해 주택사업 매출만 2조원 넘었다"며 "당시 주택사업 비중이 50~60%에 달했지만 지금은 30%대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전까지는 공공공사를 주업으로 하던 중견건설사와 주택사업을 하던 중소건설사들도 아파트 브랜드를 도입하고 분양시장에서 외형을 성장시키며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를 끌어올렸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매해 발표되는 시공능력평가순위는 주택사업 매출이 많은 건설사들이 20~30계단씩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며 "대표적인 주택건문 건설업체들은 우림건설, 월드건설, 현진, 동일토건 등이지만 부동산경기 추락과 함께 현재 모두 구조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은 메리트가 있는 아파트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게 됐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설사들의 아파트들은 땅값이 비싼데다 사업 지연 등으로 금융비용이 늘어나 분양가를 낮출 여지가 없었다"며 "실수요자들은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대기수요로 돌아섰고 민간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경기 용인, 일산 등 수도권 외곽에서 고분양가로 공급된 중대형아파트들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 건설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됐다.
지방은 분양가상한제 이후 공급 감소로 수요가 늘면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줄었지만 수도권은 2007년말 1347가구에 불과하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지난 6월 1만가구를 돌파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시공권은 무조건 따고 보자던 대형건설사들이 고덕주공 재건축사업 수주를 포기한 것도 이같은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원인이다.
주택사업이 침체를 겪자 시행사 부도가 이어지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채무인수도 급증했다. 시행사를 대신해 지급보증을 섰다가 시행사가 부도나자 채무를 인수하게 된 것으로 대형건설사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이다.
결국 대형건설사들은 주력사업 역할을 해온 주택부문이 어려움을 겪자 과감히 이를 포기하거나 줄이고 해외건설부문을 확대하게 된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해외진출 검토시 주택사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국내보다 수익성 검증이 더 어렵기 때문"이라며 "현대산업개발처럼 토목·건축 등 주택 이외 분야로 해외진출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