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건설투자 67조…10년래 '최저'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8.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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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미래를 묻는다 <3-1>]금융위기 이후 SOC 축소 건설사 연쇄부도 촉발

올 상반기 건설투자 67조…10년래 '최저'



[글싣는 순서]
⑴해외시장으로 등떠밀리는 건설사들
⑵해외시장 '정부·新동력' 있어야 롱런
⑶국내시장 '건설투자 축소'에 직격탄
⑷경제성장 못 따라가는 'SOC인프라'
⑸'레드오션' 공공시장에 몰락한 건설사
⑹'천덕꾸러기 된 주택사업 새 기회 없나
⑺건설산업 살리는 '구조조정'이 답이다
⑻'부실 늪' 부동산PF 대안을 찾아라



- 국가경제 비중 커 최근 1년 경제성장 0.5%P 잠식
- 입찰·낙찰제도 개선등 정책·제도적인 지원책 시급




ⓒ그래픽=김현정ⓒ그래픽=김현정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투자는 67조1000억원으로 2002년 상반기(63조9000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가의 재정부담에 따른 공공발주가 줄어들었고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된 탓이다.

 앞날도 밝지 않다. 국내 주택경기는 그동안 공급 중심의 성장가도에서 질적 변화를 중심으로 한 성숙기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에 들어선 상황이어서 인위적인 건설경기 부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투자의 한축이던 정부의 SOC(사회간접투자)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SOC 투자는 2008년 이후 뒷걸음질하면서 국내 건설투자 감소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OC 투자예산은 1997년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적극적 재정정책의 일환으로 확대됐으나 △2009년 25조5000억원 △2010년 25조1000억원 △2011년 24조4000억원 등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 채무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규모 재정을 투자해야 하는 SOC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이다. 2008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외 건설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건설업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건설업의 급격한 변화는 건설업체들의 일시적 어려움을 가중시켜 연쇄 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0대 건설사 중 30여곳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부실기업으로 내몰렸다.

 건설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실로 인한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수는 7만여개로 170만명의 근로자가 190조원의 시설물을 생산하고 있다. 건설업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건설투자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3%, 13.5%다. 건설업종 취업자수는 175만1000명으로 총 취업자(2424만4000명) 가운데 7%에 해당한다.

ⓒ그래픽=김현정ⓒ그래픽=김현정
 건설산업은 업황 침체로 경제성장 기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보다 하락했지만 여전히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년간 건설산업의 장기 침체가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김재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건설투자의 취업유발과 생산유발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업종과 달리 건설업의 생산유발 효과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후방산업의 연관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성숙기에 들어선 건설업의 구조적 변화에 맞춰 정부와 건설업계의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한승헌 연세대 교수는 "기존 대규모 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가 누적된 만큼 국가의 SOC 투자는 방재시설이나 대도시권 교통네트워크 시스템 정비, 주택환경의 리모델링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밀착형 복지 개념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차기정부는 경직된 대북관계를 풀어 개성공단 2단계 개발을 착수하고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개·보수사업 등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이전 경영관과 경영방식의 혁신적 전환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정부는 수요 변화에 맞춘 입찰·낙찰제도를 개선하고 산업발전의 기초가 되는 산업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건설업계가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적 지원책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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