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500만 '폭발성장'…돈벌이는 '안갯속'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2.05.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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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경제' 갖춰 "이제 해볼만"…투자증대, 플랫폼 경쟁 격화 부담

국내 IPTV(인터넷방송)가 외형은 급성장했지만 콘텐츠 투자규모가 해마다 늘면서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유료방송 사장 최단기간에 500만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적자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10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KT (35,400원 ▼200 -0.56%), LG유플러스 (10,080원 ▲180 +1.82%), SK브로드밴드 (4,015원 ▼100 -2.4%) 등 3사의 지난해 콘텐츠·설비 투자비는 7953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3년간 총 투자비용은 2조7502억원에 달한다.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고 서비스가 안정화되면서 설비투자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콘텐츠 투자비는 급증하는 추세다. 2009년 1926억원이던 콘텐츠 비용은 2010년 2361억원, 지난해 3146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최대 유료방송 사업자인 케이블TV의 연간 콘텐츠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IPTV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신료 수입에서 콘텐츠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69%로, 케이블TV 26% 보다 높다.



지난 2008년 10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IPTV는 지난 4월11일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위성방송이 300만 가입자 달성에 9년, 케이블TV는 400만 가입자 달성에 6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지난해 말 기준 유료방송가입자(SO, 위성, IPTV) 수는 2179만7000명으로 이 중 IPTV 가입자가 21%를 차지한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500만 가입자는 개별 플랫폼이 광고 효과를 발휘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가입자 수신료 외에 광고와 부가 서비스를 통한 매출 확대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 IPTV 3사의 누적적자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 KT가 IPTV 전체 가입자의 61.9%인 318만가구를 확보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1만원이 안된다. 올 1분기 IPTV 매출도 100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60% 가량 급증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기 투자비용과 콘텐츠 구입비용이 수익의 발목을 잡은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투자를 줄이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양한 유료방송이 등장하는 가운데 IPTV만의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데다 셋톱박스 고도화, 양방향 서비스 보강 등 플랫폼, 네트워크 투자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나 대형 프로그램 공급자(MPP)들에 지불하는 콘텐츠 비용이 전체 콘텐츠 비용의 70%에 달한다"며 "500만 가입자 돌파를 계기로 콘텐츠 협상력을 강화하고 광고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다고 보지만 당장 수익구조를 바꾸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IPTV 500만 돌파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라봉하 방통위 융합정책관은 "최근 스마트TV, 구글TV,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등 방송시청이 가능한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IPTV도 플랫폼간 제휴와 협력을 통한 N스크린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IP 기반의 차별화된 킬러콘텐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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