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제사회에 아르헨 제재 촉구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2.04.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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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WTO 등 다국적 기구 지원 요청할 것"

스페인이 스페인 기업 렙솔이 최대주주인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기업 YPF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한 아르헨티나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페인의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갈로 외무장관은 오는 23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담을 앞두고 유럽과 글로벌 지도자들이 아르헨티나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마르갈로 장관은 “호혜적 무역조약을 폐지하는 등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남미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2번째 수출 시장으로 EU가 아르헨티나에 제재를 가할 경우 여파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YPF는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이 57.4%의 지분을 보유, 최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데 아르헨티나는 렙솔이 YPF 지분 인수이후 투자를 게을리 하고 원유생산량을 줄여 원유를 수입하는데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며 YPF 국유화를 정당화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YPF의 국유화 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아르헨티나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스페인과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불법적이며 국유화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르시아 마르갈로 장관은 아르헨티나를 압박하기 위해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국적 기구로부터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YPF에 대한 간섭은 스페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정치 지도자의 감정적 기분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아르헨티나 외국인 투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스페인 외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다.

가르시아 마르갈로 장관은 지난 20일 스페인이 아르헨티나의 바이오디젤 수입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추가적이며 일방적인 보복조치가 뒤이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스페인의 아르헨티나 바이오디젤 수입규모는 약 7억5000만유로(9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가르시아 마르갈로 장관은 스페인이 렙솔 관련 협상을 아르헨과 다시 시작할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유화 조치 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도출시키지 못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의 국유화 조치 이후 양국간 접촉은 없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스페인의 노력은 제한적 노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투자분쟁을 조정하는 세계은행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에서 가장 많은 조정안을 계류시키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현재 ICSID에서 진행중인 146건 중 25건이 아르헨티나와 관련돼 있다.

더군다나 아르헨티나가 국유화 조치와 관련해 부적합 판정을 받을지라도 아르헨티나의 어떤 회사도 피해를 보지 않을 예정이어서 아르헨티나는 소극적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EU 당국은 YPF 조치가 남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전체 무역 투자 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아르헨티나 고위 당국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의회는 지난 20일 아르헨티나와의 호혜적 무역조약을 부분적으로 유예하도록 하는 안을 승인했다.

가르시아 마르갈로 장관은 아르헨티나의 YPF 국유화 조치와 관련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미국 등의 반응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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