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뚝심' 통했다, 하나금융 '빅2' 우뚝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2.01.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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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2위 금융그룹 부상...김승유 거취 '촉각', 외환銀 통합 과제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뚝심'이 결국 통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최종 확정지었다. 첫 계약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김 회장도 큰 짐을 내려놨다. 남은 과제는 외환은행과의 원활한 통합이다. 김 회장의 거취와 후계구도도 큰 관심사다.

◇금융산업 '빅4' 재편, 하나금융 '2강'=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금융은 명실상부한 국내 수위권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 국내 금융산업 지형도 4강 체제로 완전히 재편된다. 외환은행과 합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366조원이다. 우리금융(372조원)에 조금 못 미치지만 KB금융(363조원)과 신한금융(337조원)보다 많다.



국내 점포망은 1012개로 불어난다. 국민은행(1162개)에 이어 국내 2위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932개, 965개다. 해외 점포망은 단연 1위다. 해외 네트워크에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는 외환은행 덕이다. 하나금융의 해외 채널은 총 36개로 우리(22개) 신한(19개) 국민(12개)을 크게 압도한다.

은행 업무 영역에서도 다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2위로 부상한다. 하나금융은 가계대출, 프라이빗뱅킹(PB), 대기업 대출, 외화대출, 외환거래(FX), 수출입금융, 투자금융(IB), 펀드판매 등에서 업계 수위권이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우수하기 때문에 하나금융과 힘을 합치면 한국대표 금융그룹으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후 곧바로 시너지를 내긴 어렵겠지만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확실한 시너지가 나는 구조"라며 "다른 금융그룹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유 거취 촉각, 외환 '껴안기' 관건= 김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의미 있는 날이다.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은 자제해 달라"고 함구했다. 다만 "회장 후보추천위원회에 제 후임에 대한 검토를 해 달라고 요청했고 산적한 큰 문제들이 있지만 최선을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 거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외환은행과의 원활한 통합과 인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선 김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김 회장이 자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연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회장이 만에 하나 외환은행 인수를 끝으로 명예 퇴진할 경우 후임 후계군으론 김정태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 내정자 등이 거론된다.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주도했으나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복귀 전망도 점쳐진다.

한편,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의 원활한 통합을 위해 조만간 대화를 요청하고 노조 껴안기에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인수 승인이 났으니 다시 대화를 하자고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력 투쟁에 나설 태세여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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