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인 현대건설의 해외매출 비중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했다. 2007년 19%, 2008년 34%이던 해외매출 비중은 2009년 47%로 껑충 뛴데 이어 2010~2011년에는 49%로 상승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레드오션인 국내시장대신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결과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감 부족.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28조원이던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108조원으로 20조원 감소했다. 수치로는 19.3% 감소한 것이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31.5%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도 103조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 국내 전체 성장을 축소시키고 있다. 2007년 0.2%이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1년 2분기 -0.5% 등을 기록했다.
공사 물량은 줄고 저가경쟁을 부추기면서 수익성도 급락하고 있다. 최저가낙찰제 50%, 턴키(설계·시공 일괄)·대안 25%, 적격심사 25%이던 공공공사 입찰비율은 최근 60 : 20 : 20으로 바뀌었다.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하는 최저가낙찰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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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악화, PF 덧에 허우적
일감이 부족하고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건설사들의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09년 362%, 2010년 330%, 2011년 317%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반면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은 올라가면서 건설사들의 채무상환능력이 나빠진 것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적자인 업체비율도 2008년 17.9%, 2009년 23.3%, 2010년 16.7%, 2011년 26.0% 등으로 증가 추세다. 25%가 넘는 건설사들이 영업을 하면서도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엘도라도'로 여기고 무조건 뛰어들었던 부동산개발사업은 PF 부실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PF 규모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2008년 83조원에서 지난해 3월 말 58조원대로 줄었지만 연체율은 같은 기간 4.39%에서 12.31%로 크게 늘었다.
연체율이 증가하자 금융권은 중견건설사들의 PF 만기연장을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거나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는 등 건설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유일한 희망 해외건설도 유로존 사태에 '폭풍전야'
건설사들에겐 유일한 희망인 해외건설 수주도 이란 사태와 유로존 경제위기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 해외건설은 국내시장을 보완하던 과거의 역할에서 벗어나 전체 건설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면서 전체 매출의 20%이던 주요 건설업체들의 관련 매출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수주액도 지난해 600억 달러에 이어 올해 7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유로존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란 사태 여파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오일머니를 축적한 산유국들의 발주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유로존 경제위기 여파로 수요가 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발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로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글로벌 건설사들이 무한가격 경쟁에 돌입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유럽 건설사들이 중동 건설시장에서 비슷한 전략으로 수주시장을 교란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