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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비운동권 간부들에게는 안건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며 "운동권 간부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후보자격 박탈을 결정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총학생회가 1년 동안 운영하는 예산은 재학생 수, 학생회비 액수, 회비 납부율, 학교 지원금 및 기업 협찬금 규모 등에 따라 다르지만 유명 사립대의 경우는 2~3억원에 달한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의 2010년 상반기 회계감사 결과를 보면 지출규모는 약 1억22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각각 약 4900만원과 5900만원이었던 이전 총학생회의 지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급작스레 지출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까닭은 당초 학교 측 교비 지원금과 축제 후원금 등의 경우 결산 보고에 포함되지 않다가 당시 총학이 처음으로 예산의 모든 내역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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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학생회비를 제외하고는 총학생회 예산의 정확한 지출규모나 용처를 아무도 몰랐다는 뜻이다.
총학생회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비리의 유형은 간이영수증을 이용한 일명 '삥땅'이다. 예컨대, 수첩이나 달력을 비롯한 각종 기념품의 대금을 부풀려 계약한 뒤 차액을 남기는 방식이다.
지난해 연세대에서는 2009~2010년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신모씨(35)가 공금 73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학내에서 파문이 일었다. 연세대에 따르면 신씨는 수첩 등 기념품의 단가를 부풀려 영수증을 조작하고 개인계좌로 입금된 학생회비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챘다.
조폭들이 총학생회의 이권을 노리고 대학을 장악하는 촌극도 벌어진다. 최근 전남의 한 전문대학에서는 광양시내 한 폭력조직 행동대장 김모씨(37)가 총학생회를 '접수'하고 간이영수증으로 사용 내역을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년 간 학생회비를 갈취하는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총학생회의 '눈먼 돈'에 빠져든 김씨는 무려 8년 동안 자신의 조직과 연관있는 사람들을 총학생회장에 당선시켜 3억7000만원을 챙겼다가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한 서울대 학부생은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유일한 기구"라며 "학생 자치기구인 만큼 외부 개입보다는 스스로 회계를 투명하게 운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