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北전문가 "평양 주민들의 눈물, 연출된 것"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12.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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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마루 지로 日 '아시아프레스' 북한취재팀장 "북한 주민들 냉정한 분위기"

지난 19일 중국 CCTV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슬퍼하는 평양 주민의 모습이 보도됐다. ⓒCCTV 보도 캡처지난 19일 중국 CCTV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슬퍼하는 평양 주민의 모습이 보도됐다. ⓒCCTV 보도 캡처


19일 정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조선중앙 TV나 중국 CCTV 등에 방송된 북한 주민들이 오열하는 장면은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북한취재팀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카메라 앞에서 우는 평양 주민들의 모습은 하나의 연출이라고 받아 들여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마루 팀장은 "카메라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없는 게 지금 평양의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선중앙TV나 중국 CCTV를 보면 평양시민들이 울고불고하는 모습이 방송된다"며 "아마도 오늘은 평양뿐만 아니라 방방곡곡 군중들이 많이 슬퍼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마루 팀장은 "19일 오후 6시쯤 중국 국경 지역인 북한 량강도의 최경옥씨와 연결한 결과 사망소식을 오후 늦게 알게 됐다고 하더라"며 "사망 특별방송이 정오부터 있었지만 전기사정이 나빠 방송 자체를 듣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시마루 팀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추위에 물이 얼어 수력발전소를 운영하지 못해 하루 2~3시간 정도만 전기가 공급된다. 이시마루 팀장은 "방송자체도 모르고 사망 사실도 오후 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시내 분위기를 묻자 최씨는 "평소와 비교해서 특별한 분위기는 없다"며 "장마당은 폐쇄됐지만 사람들의 길거리 장사를 막는 등의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이시마루 팀장은 "나도 의외였는데 일반 북한 주민들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에)냉정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하나는 신처럼 생각했던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했을 때 보다 경제상황이 많이 나빠져 주민들의 생활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 주민 750명을 취재했지만 김 국방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았다"며 "이것은 '김정일 시대'가 시작되면서 경제가 악화됐기 때문에 '실패한 지도자'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이유로는 김 주석은 급사였지만 김 국방위원장은 2008년 한 번 쓰러진 뒤 신체가 나빠진 모습을 주민들이 모두 본 상태라 충격이 덜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후계자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선 "일반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해 잘 모른다"며 "정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인 것도 그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특히 주민들 중에는 20대 후반에 그렇게 뚱뚱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김정은은 고생도 모르고 자기만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까지 김정은에 대한 반발심이나 불만은 없어 보이지만 긍정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도자가 누구인가는 눈앞의 생활이 좋아져야 인식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마루 팀장은 "김정은은 경제개선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지금 북한에선 주민들이 개방개혁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시마루 팀장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사전에 안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나도 정보를 받지 못했고 일본 정보기관이나 정부에서도 전혀 몰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해선 "사전에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을)알고 있었다면 일본 방문도 취소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국방위원장은 지난 17일 오전 8시30분 심근경색으로 열차에서 사망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장례는 오는 28일 북한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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