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테크놀로지 로고
파워테크놀로지의 상장 철회는 세 가지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증시가 옆걸음을 지속하고, 상장과 동시에 기관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모주 열기가 급격히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상장한 YG엔터테인먼트를 정점으로, 이후 상장된 에스에프씨 (104원 ▼42 -28.8%), 티브이로직 (3,320원 ▼60 -1.78%)은 공모가를 20% 가량 밑돌고 있고 신진에스엠 (3,470원 ▲220 +6.77%)도 공모가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엠넷 (3,555원 ▼60 -1.66%)만 공모가 대비 20% 가량 올랐다.
공모가의 150% 이상에서 형성되던 시초가 트렌드도 이엠넷 이후로 끝났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90% 수준인 최저가로 형성되는가 하면 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파워테크놀로지의 수요예측이 진행된 지난 5일 신규 상장한 사파이어테크놀로지 (53원 0.0%)가 첫날부터 하한가로 직행해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이 돌발 악재로 작용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공모가는 6만5000원이었지만 시초가는 5만8500원에 형성됐고 첫날 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첫날부터 하한가를 기록, 첫날부터 공모가보다 20% 넘게 하락한 것이다. 9일 종가는 4만81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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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 투심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네프로아이티 상장폐지와 중국고섬 거래정지 사태로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이 약해져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고섬 거래정지 이후 해외 기업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었다"며 "12월에 공모하는 기업만 10개에 달하는데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는 외국 기업에 굳이 투자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검색엔진최적화라는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EO는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업모델인데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는 검색엔진인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관투자자들로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공모 시장에 등장한 해외 기업의 상장 불발이 아쉽다는 분위기다. 파워테크놀로지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나 한국을 포함한 해외 증시에서 다시 상장을 시도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