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정현 의원에 따르면 "아이고, 어째야 쓰까잉"이다. 이 의원은 "애잔한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할 길이 없을 때 쓰는 말"이라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가 이 사투리를 쓸 때는 손으로 옆 사람을 살짝 치는 척을 하며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고 한다.
2004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약 7년 동안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 의원은 23일 에세이집 '진심이면 통합니다'를 펴냈다. 그는 에세이집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일부를 공개했다.
↑ 박근혜 전 대표를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식사 자리에서 이 의원은 "그 동안 한나라당의 호남 포기전략을 대표님 임기 중에는 포기해 달라"며 "한나라당이 진정성, 계속성, 현장성을 갖고 먼저 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 의원이 특히 박 전 대표의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많이 소개했다. 그 중 하나는 중국 방문 당시의 일이다. 박 전 대표가 동행 기자들과 호프타임에 늦게 됐고, 이 의원이 "기자들이 불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전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잔을 채우고 "후래자 세 모금이라면서요?"라고 말한 뒤 맥주 세 모금을 꿀꺽꿀꺽 마셨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재치에 기자들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고, 분위기는 바로 화기애애해졌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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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가 '폭탄주'를 제조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있다. 폭탄주를 제조하면서 "제가 이공계 출신인거 아시죠,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라며 "첫째는 섞는 비율이 중요하고, 따르는 각도도 중요하구요, 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한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박 전 대표의 모습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스로 밝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박 전 대표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소탈한 모습도 공개됐다. 박 전 대표는 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 있는 작은 숲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보좌진 사이에서 이 숲이 '박근혜의 숲'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 의원은 "휴게소 근처에서 박 전 대표가 철책 사이 풀밭에서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며 "다가가보니 풀잎 위에 앉아 있는 청개구리 새끼를 다른 풀잎을 구부려 간지럼을 태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표가 평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순두부 백반'을, 공항식당에서는 '우거지탕'을 주로 주문한다는 사실도 에세이에 실렸다.
평소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 박 전 대표가 고엽제 환자 모임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천안함 희생자 조문 때 한참동안 같이 울었던 일화도 소개됐다.
이 의원은 오는 27일 오후 3시 광주 빛고을시민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표 역시 참석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가 광주를 공식적으로 찾는 것은 지난 대선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