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고충..."무소속이다 보니 어려움 많다"

뉴스1 제공 2011.10.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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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는민주당 입당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이 고민에는 박 후보를 지지해준 시민들의 요구, 민주당의 막강한 조직 동원력 등이 주요 변수다. 하지만 무소속 후보로 나설 경우 따르는 여러 고충들도 작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선거를 치르는데 있어서 무소속 후보는 정당공천을 받은 후보에 비해 조건이 열악하다. 무소속은 우선 조직력, 유권자 동원력, 선거자금 등이 정당 소속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정당의 조직은 선거를 많이 치러 본 덕분에 체계도 잘 갖춰져 있고, 간담회 등을 통해 유권자를 동원하는 능력도 무소속에 비해 단연 앞선다. 또 정당이 보증을 서는 형식으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기도 하지만 무소속 후보에게는 이러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선거체계를 잘 갖춘 정당으로부터의 공격도 무소속 후보를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생활정치연구소 소장인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무소속 후보의 고충에 대해"선거캠프의 조직운영 능력 미숙과 뒤쳐지는 선거자금, 군중 동원력 등이 대표적 사례"라면서"시민세력인 박원순 후보의 경우를 보더라도 조직이 체계적이지 못하는 등 여러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해본 인사들 역시 조직력과 자금, 군중동원력, 정당공천 후보의 공격 등을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박찬종 전 의원은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정당의 지원 없이 선거를 치르다 보니 정당 지도자들의 공격이 무척 힘들었다"면서 "서울시장에 출마할 당시 내가 무소속임에도 40%대의 지지율을 보이자 정당의 공격을 많이 받았고 특히 야권은 작심한 듯 나를 코너로 몰아붙였다"고 회고했다.

박 전 의원은 "1995년 선거 당시민주당과 자유민주연합을 이끌던 김대중 전 대통령(DJ),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입당을 권유했다"며 "하지만 내가 이를 거부하자 두 인사는 조순 전 한은총재를 끌어들여 서울시장에 당선시켰는데 이때부터 사실상 DJP연합은 시작됐고 나는 낙선했다"고 말했다. 1995년 선거에서 조순 전 시장은42.4%, 전 의원은 33.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 전 의원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민주당 입당여부에 대해 "박 후보는 사실상 순수 무소속 후보로 보기 어렵다"면서 "그가 민주당 입당을 하든 안하든 이는 크게 의미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08년 총선 때 강릉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최욱철 전 의원은 유권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최 전 의원은 "정당소속 후보들은 간담회 등을 할 수 있어 유권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무소속 후보는 길거리에서 만나 인사하는 시민들이 전부라 할 수 있다"며 "무소속 후보는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정당공천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후보 캠프는 조직력과 홍보능력, 선거자금 문제를 무소속 후보의 어려운 점으로 들었다. 박원순 캠프의 송호창 대변인은 "체계가 잘 갖춰진 정당 소속 후보에 비해 캠프 조직력도 부족하고 군중을 동원할 수 없어 후보 홍보기회도 많지 않다"며"선거자금에 있어서도 박원순 펀드로 많은 금액을 모으기는 했지만 이를 지출하는데 제약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최근 한 팬클럽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 로부터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듣고 참석을 취소한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원순 캠프가 정당조직이 아니다 보니 그 안에서 선거준비를 제대로 해본 사람이 없어 행사참여 취소와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만약 박 후보가 민주당 소속이었다면 그 안에는 선거법을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이 많아 이런 해프닝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구 교수는 "무소속 후보는 정당공천 후보에 비해 한계점이 많기 때문에 조직력이나 자금력 등으로 승부해서는 안된다"면서"무소속 후보는 혁신의 분위를 만들고 참신한 공약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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