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원순 후보 승리위해 최선"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1.10.0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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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손학규 재신임, 당개혁·야권통합 동력 얻어

손학규 "박원순 후보 승리위해 최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사진)가 5일 사퇴 계획을 철회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된 데 책임을 지고 당내 인사들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이다.

손 대표는 사실상 소속 의원과 당 원로들에게 재신임을 받은 만큼 범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패배 이후 훼손이 불가피해 보였던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으로서도 침체된 분위기를 추스르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사퇴 철회 의사를 밝히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아직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영광으로 알고 남은 책무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저는 어떤 경우에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사라졌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중대 과오에 대한 책임을 안고 가되 야권 단일후보 승리 이끌고 민주진보진영 통합 위해 최선 다함으로써 100분의 1이라도 제 잘못에 대한 책임 메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손 대표는 사퇴 의지를 꺾지 않은 채 자택에 머물며 공식 사퇴 발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속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지금은 손 대표가 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데 앞장설 때"라며 사퇴 철회를 요청하기로 의결하자 손 대표도 더 이상 사퇴를 고집할 수만은 없게 됐다. 의원총회에는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전체 의원 87명의 75%에 가까운 65명이 참석했다.

여기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당 고문단도 손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전날 자정까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대책을 논의했으며 이어 이날도 정오부터 다시 회동에 들어갔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오마이TV'와 한 인터뷰에서 손 대표의 사퇴에 대해 "서울시민들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당내 비주류인 '민주희망 2012'도 "손 대표의 사퇴는 야권 단일화 정신을 위반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손 대표는 지금도 당이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대표로서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당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 자신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원들의 뜻을 받아들여 사퇴를 접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손 대표의 사퇴 철회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피하고 결속력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손 대표가 사퇴할 경우 자칫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로 이어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손 대표는 범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이후 제기될 수도 있었던 인책론에서 자유로워졌다. 또 당 원로들과 의원들에게 재신임을 받은 셈이어서 오는 1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서울시장 선거 지원과 야권 통합 논의, 당 개혁 등에 주력할 동력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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