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경매 결과, SK텔레콤이 1.8GHz 대역 주파수에 대한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낙찰가격은 9950억원으로 최저경쟁가격 4455억원보다 5495억원 높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LTE용 주파수로 총 50메가헤르츠(MHz) 폭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1.8GHz대역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업자가 LTE용으로 쓰고 있는 대역인 만큼 향후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무엇보다 SK텔레콤이 1.8GHz대역을 확보하면서 얻은 것은 경쟁사인 KT를 견제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1.8GHz 대역을 확보함에 따라 1.8GHz 대역은 3개사가 20MHz폭씩 나눠 갖게 됐다. KT가 이번 경매에서 이겼다면 40MHz에 달하는 광대역폭을 확보해 LTE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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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많은 주파수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시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KT가 단일 주파수 대역에서 많은 주파수를 보유했을 때의 경쟁력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런 상황에서 KT한테 광대역폭을 허용하지 않은 것만으로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에 확보한 1.8GHz 대역을 당장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SK텔레콤으로서는 고민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800MHz 대역에서 LTE 상용화했다. SK텔레콤은 2012년 LTE 서비스지역을 23개시로 확장하고 2013년에는 82개시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LTE 가입자가 급격히 늘지 않는 이상 1.8GHz 대역까지 LTE를 구축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SK텔레콤이 1.8GHz 대역에 어떤 투자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방통위가 주파수 할당시 망구축 의무를 할당조건으로 부여해서다. 할당조건에 따라 SK텔레콤은 3년이내에 6000국 이상의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고 5년내에는 1만2000국 이상의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SK텔레콤이 그동안 1.8GHz 대역에서 네트워크를 운영한 경험이 없는 점도 부담이다. 1.8GHz 대역에서의 망 구축비용은 기존 보유한 주파수 대역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향후 800MHz와 1.8GHz에서 LTE를 동시에 운영함에 따라 운영비용도 많이 든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당초 주파수 경매를 연기하려는 것도 이번 주파수 경매로 할당받을 주파수가 당장 필요하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주파수 경매가격이 치솟자 지난 주말 경매 유찰을 신청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장고를 거듭했으나 결국 더 이상 경매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