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되는 CJ헬로비전 상장 'FI 때문에'

더벨 박창현 기자 2011.05.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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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가 높아 상장 시 수익 기대이하..상장 전 지분 매각도 실패

더벨|이 기사는 05월03일(16:5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CJ (138,900원 ▼3,100 -2.18%)그룹 계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의 상장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올해 5월 중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었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저울질에 나서면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J헬로비전과 상장 주관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당초 3월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심청구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기업공개(IPO)를 최적의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염두에 뒀던 FI들의 전략이 어긋나면서 상장 일정도 지연되고 있고 있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엑셀시어 캐피탈(Excelsior Capital)이 주축이 된 FI들은 2005년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CJ헬로비전 전환상환우선주 109만주를 매입했다. 주당 인수가액은 1만8356원으로 총 규모가 2014억원에 달했다.



전환은 발행일로부터 '10년+120영업일'까지 가능하며, 상환 만기는 10년이다. 전환가격은 발행가액으로, 상환가격은 발행가격에 미지급배당금과 발행가액에 연 1.5%를 더한 금액으로 정했다.

CJ헬로비전 최대주주인 CJ오쇼핑은 FI들이 투자금을 원활히 회수할 수 있게 안전장치까지 마련해줬다. 올해 3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국내외 증권시장에 상장을 완료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을 다해야한다는 의무 계약을 맺은 것. 올해 CJ 측이 상장 추진에 적극 나서는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만약 의무가 이행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조기에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주식 상장 시에 우선주는 모두 보통주로 자동 전환돼 상환청구권이 소멸된다.


전문가들은 상환 시 적용 이자율이 연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 방법으로 상환보다는 상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 투자한 FI들이 연간 1.5% 복리 이자에 만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IPO는 투자자들이 6년간 투자에 대한 결실을 맛 볼 수 있는 최적의 엑시트(Exit) 창구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 CJ헬로비전의 기업 가치를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CJ헬로비전 투자가 이뤄졌을 당시는 종합유선방송 업체의 기업 가치는 상당히 고평가됐던 때다. 케이블방송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해당 업체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졌다.

실제 CJ헬로비전과 규모가 비슷한 C&M의 경우, 수조원 대의 가격으로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민주 회장 등 기존 주주 지분 65.14%를 사들이는데 1조 4590억원의 거금을 썼다. 하지만 이후 위성방송과 IPTV , 스마트TV 등 방송 통신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종합유선방송 업체들의 성장세도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CJ헬로비전 FI들 역시 현재 시장 가치를 고려할 때, 상장이 되더라도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계열사 합병과 기존 사업자 인수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성장 정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FI들은 상장을 통한 적정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이미 지난해 골드만삭스와 대우증권 등을 주관사로 고용해 상장 전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도 추진했다. 하지만 기대 가격이 너무 높아 M&A 시장에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의 종합유선방송사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M&A를 통해 프리미엄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면 수익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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