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탄탄하다고 믿었던 기업이 갑자기 위기에 빠졌다"고 성토한다. 실제 개인투자자가 투자하는 기업을 속속들이 알기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기업의 재무제표, 그 중에서도 '현금흐름표'를 통해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등 최소 세가지 재무상태는 반드시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12일 정리매매를 마친 대선조선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출액이 1490억원에서 2483억원, 329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485억원에서 341억원, -356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회사가 손에 쥐는 현금은 오히려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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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는 유형자산처분이익, 외화환산이익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대선조선 투자자들이 현금흐름을 유의해서 봤다면 이미 2008년 이전부터 재무건전성이 위협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 "마이너스(-)는 무조건 나쁘다?
오는 14일 정리매매가 마무리되는 셀런을 보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손실액(투자)이 지속적으로 감소, 대거 투자 철회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성장을 위해 투자를 지속해야 할 회사가 반대로 가고 있다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셀런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출액이 1677억원에서 1308억원, 13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손실액(투자)은 -536억원에서 -175억원, +105억원으로 변화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손실액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투자금 회수가 계속됐음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세부항목을 보면 지분법 적용주식취득이 2008년 80억원에서 2009년 36억원으로 줄고, 개발비 증가분도 82억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축소되는 등 사업이 투자활동이 계속 축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부채비율만 낮으면 된다?"
지난 12일 퇴출된 스톰이앤에프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장기차입액이 '0' 이었다. 반면 단기 차입액은 2006년 15억원에서 2007년 43억원, 2008년 78억원으로 늘었다. 2009년에는 차입액이 38억원으로 줄었지만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192억원을 더 조달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상환액은 2006년 37억원에서 39억원, 68억원 등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2007년부터는 빌린 돈이 갚은 돈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추가 조달한 자금까지 합해 총 230억원을 끌어들였지만 전환사채 상환 등을 통해 갚은 금액은 83억원에 그쳤다. 결국 빚더미가 점점 쌓여갔던 것이다.
모 회계법인 관계자는 "현금흐름표는 현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바로 기록하기 때문에 재정상황을 파악하는 데 놓치지 말아야 할 정보가 많다"며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주석을 보고 꼼꼼히 확인,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