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철 이어받은 강수진 "성우 트렌드 바꾼 인물"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3.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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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백순철 이민 후 ‘슬램덩크’ 강백호 역 이은 남다른 인연

성우 강수진씨(좌)와 고 백순철씨(우) ⓒKBS성우극회성우 강수진씨(좌)와 고 백순철씨(우) ⓒKBS성우극회


성우 백순철씨가 2일 별세한 가운데 후배 성우 강수진씨가 고인을 “국내 남자 성우계의 트렌드를 바꾼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강씨는 2일 머니투데이에 “박 선배는 말이 별로 없으면서도 카리스마가 있는 분이셨다”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커질 무렵 남자 성우의 모델을 제시한 분”이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강씨는 고인과의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강씨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란마1/2’에서 고인과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했다. 이후 1995년 고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백씨의 빈자리를 강씨가 이었다.



그는 “평소 특별한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백 선배와 음색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선배가 이민을 가면서 그 뒤를 많이 이었다”고 밝혔다. 강씨는 고인의 뒤를 이은 작품 중 기억나는 대표작으로 유명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 역과 외화시리즈 KBS ‘천재소년 두기’의 주인공 ‘두기’ 역을 손꼽았다.

이어 “국내 남자 성우 트렌드는 백 선배와 장세준 선배를 기준으로 전후가 나뉜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전에는 굵직한 중저음 목소리가 대세였다면 백 선배와 장 선배를 기점으로 미성의 부드러운 소년적 음색이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백 선배의 부고를 접한 강씨는 “박 선배가 이민을 가면서 교류를 하지 못했지만 잘 지내셨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투병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나셨다니 안타깝다”며 추모를 표했다.

고인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LA USC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으로 숨졌다. 1982년 KBS 성우 17기로 입사한 백씨는 유명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영심이’, ‘베르사유의 장미’ 등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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