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명 무용공' 한동우 신한회장 내정자 누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1.02.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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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명근 기자.ⓒ사진: 이명근 기자.


'無智名 無勇功(무지명 무용공)'.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는 명성이나 공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이다.

2009년 한동우 신한생명 당시 부회장은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이런 편지를 남겼다. "금융인이 가져야 할 성품은 바로 이런 '무지명 무용공'의 마음입니다. 조직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늘 리스크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인재가 진정한 금융인인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그런 그가 신한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하마평에 가장 뒤늦게 오른 이의 반전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신 늘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소신 그대로 돌아온 셈이다.



한 전 부회장은 1990년 3월 23일(신한생명 창립일)을 기억한다. 신한생명의 창립과정을 누구보다 깊은 애정으로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1989년 신한은행 종합기획부장을 지내다 신한생명 설립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은행에서 개인고객본부·신용관리 담당 부행장을 거쳐 2007년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 사장이 부임할 당시 신한생명의 누적 손실은 무려 3000억 원에 달했다. 한 사장은 3년 만에 손실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내실경영이 보여준 쾌거였다.

뱅커로 화려한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02년 당시 차기 은행장 후보로 48년생 동갑내기인 신상훈 전 사장과 경합에서 밀렸다.



신 전 사장이 최근 신한사태에서 낙마한 대신 그 때 밀렸던 한 내정자가 회장직에 오르게 되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당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나 그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점이 오늘날의 신한금융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 이유 같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내정 직후 그의 첫 외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분열과 상처를 입은 조직이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통 신한맨'임을 강조한 한 내정자는 "분파주의가 계속된다면 조치가 따를 것"이라며 파벌주의를 불식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의 의지지만 그만큼 한 내정자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내부 문제로 조직원들이 사기가 저하돼 있는 부분을 신임 회장이 잘 다독여 나가야 한다"며 "다른 어떤 부분보다 조직이 분열하지 않고 하나로 화합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주주와 관계 설정도 과제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신한금융그룹과 교포 주주들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충분히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며 "누구보다 교포들의 창업 이념을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신한지주의 경영에 대해선 낙관하는 이가 많다. 그가 '영업통'이자 '기획통'으로 불리며 지금의 신한을 만들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신한 사태'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배구조 문제를 정비하는 것도 한 내정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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