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式 개혁, 위기속 LH 살릴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2.1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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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조직·인사 혁신]


- 7단계 검증 시스템…공정·투명하게
- 역량있는 차세대리더 대거 깜짝발탁
- 유서부서 통폐합…현장사업단 확대
- 보상·개발·건설·판매 원스톱 서비스
- 120조 부채줄이고 경영정상화 진입
- 부정적 인식 없애고 공정 사회 부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사업 일선현장에 배치하고 현장에서 보상-개발-건축-판매까지 일괄수행하는 현장 책임경영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



7단계 검증을 거쳐 적임자를 뽑는 인사시스템을 확립하는 한편 1급 고위간부의 절반 가량 물갈이하고 창사 이래 첫 여성 부서장과 소수직력 출신 사업본부장을 발탁하는 등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공기업으론 혁명에 가까운 이번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12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고 경영정상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내부부터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했다.



철밥통, 무사안일, 관료주의 등으로 대변되는 공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뒤집을 필요도 있었다.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 구현이란 국정기조에 부응해야 하는 점도 혁신의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조직·인사를 두고 지난해 조직 개편이 통합 3개월 만에 시행한 조직·인사 혁신의 신호탄이었다면 이번은 공기업 경영 3년차 CEO인 이지송 사장의 '현장중심, 고객중심' 경영철학이 담긴 '이지송式 개혁의 정수(精髓)'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지송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국민중심 경영을 달성해낼 수 있는 조직 운영의 큰 골격이 갖춰졌으며 철저하고 공정한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LH를 위한 훌륭한 인재를 발탁, 적재적소에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조직 혁신에 대해 임직원들과 토론 중인 LH 이지송 사장 ↑조직 혁신에 대해 임직원들과 토론 중인 LH 이지송 사장


◇현장에서 보상-개발-건설-판매 원스톱서비스


LH는 현 경영위기를 타개하고 '생산성 높은 현장중심 조직'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혁명적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업무수행체계를 1급 조직인 '처·실' 중심에서 2급 조직인 '부' 중심으로 강화했다. 유사·중복부서 통폐합을 통해 현행 6이사·3부문·45처실을 6이사·4부문·41처실로 4개처를 축소했다.

지역본부 '부' 조직을 현행 152개부에서 58개부를 줄이고 현장 개발사업단을 현행 37개에서 62개 사업단으로 대폭 확대했다. 확대된 현장사업단에는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전진 배치시켰다. 현장사업단에는 토지보상부터 개발, 주택 건설, 토지·주택 판매 등 사업 전 과정을 일괄수행(one-stop service)하도록 해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이사별 업무를 재편성해 사업부서는 이사조직으로, 지원부서는 부문조직으로 전문성을 높였다. 서민주거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도시재생 및 지역도시개발사업을 관할하던 '도시개발이사'와 임대주택의 공급·운영·관리를 맡던 '주거복지부문'을 '주거복지이사'로 확대 개편했다.

산업단지 개발 강화를 위해 토지은행과 남북협력사업을 소관하던 '국토관리이사'를 폐지해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해외사업과 함께 '산업경제이사'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토지·주택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토지판매기획처와 주택공급처를 '판매기획처'로 통폐합했다. 보상기능 강화를 위해 보상기획처를 신설하고 PF사업단과 리츠펀드사업단을 융복합해 1급 조직으로 격상된 금융사업처를 배치시켰다.
"이지송式 개혁, 위기속 LH 살릴까?"
◇7단계 검증 거쳐 혁신-균형-공정-투명 인사

이지송 사장은 인사 직전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능력위주의 우수인재를 발탁하는 '혁신인사', 출신·지역·직렬간 '균형인사', 공정한 심사기준 및 절차를 통한 '공정인사', 심사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투명인사' 등 4대 인사원칙을 제시했다.

이같은 인사원칙에 기반해 7단계에 달하는 인사검증시스템을 가동했다. 우선 1단계로 비위 연루자, 징계자 등 승진 결격자를 심사대상자 명부에서 사전에 제외한 뒤 2단계로 임용 예정인원의 5배수를 추천한다.

3단계로 비리연루자 등 부적격자를 다시 검증하고 4단계에서 임용 예정인원의 3배수로 압축한다. 5단계로 전국 모든 지역본부장 및 사업본부장이 참여한 가운데 의견을 제출받은 뒤 6단계에서 임용 예정인원의 2배수를 선정한 뒤 마지막 7단계로 인사 대상자를 선정한다.

LH는 직급에 관계없이 하위직이 상위직 업무를 수행하는 보직승진을 통해 역량 있는 차세대 리더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를 위해 연령, 근속기간, 직급별 근속기간 등 기준에 따라 강도 높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1·2급 직원 67명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임금피크를 제외한 교육 등으로 공석이 발생된 1급 부서장 35개 직위, 2급 단장 및 부장 105개 직위 등 총 140개 직위에 젊고 참신한 하위직급이 전진 배치됐다.

특히 부서장을 발탁하면서 부서안배 차원에서 지역부서 직원들을 다수 선발했고 소수직렬 배려 차원에서 조경·전기·화공 직렬에서도 발탁자가 안배됐다.

그 결과 창사 이래 첫 40대 여성 부서장인 김선미 주택디자인처장을 발탁했고 오산사업본부장에 소수직렬인 전기직의 최명훈 본부장을 임명한 것은 백미다. 이로써 통합 3년을 맞는 LH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실질적인 화학적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부산지역본부 현장 순시중인 LH 이지송 사장↑부산지역본부 현장 순시중인 LH 이지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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