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이집트 사태로 원유가 오를까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1.01.31 11:29
글자크기
정유사들이 이집트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의 후폭풍을 우려해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출비중이 높아서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기름값 민심이 악화된 터라 유가상승을 마냥 반길 수도 없는 처지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이집트 사태가 국제유가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원유구매, 정제유 수급 등의 상황을 관련부서에서 모니터링 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통해 들여오는 원유가 대부분이다. 사태가 발생한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통하는 것도 거의 없다.

실제 이집트의 지난해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70만 배럴 전후에 불과하고, 이 때문에 해외수출 보다 국내 전력생산에 투입되는 것들이 많다.



GS (43,750원 ▼1,150 -2.56%)칼텍스 관계자는 "이집트 사태가 국내 정유사들에게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도 "문제는 수에즈 운하인데, 이를 통하는 업체들의 원유, 정제유 운송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국제 원유가가 오르고, 휘발유를 비롯해 석유화학 제품가격까지 파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일단 이집트 상황을 예시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4.3% 오른 89.3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률은 16개월내 가장 높은 수치다.


S-OIL (68,800원 ▼700 -1.01%) 관계자도 "수에즈 운하를 통해 들여오는 원유는 없으나, 이를 통해 유통되는 제품들의 국제가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사태가 단기간 해소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나 아무래도 신경은 쓰인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은 특히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되고, 이로 인해 국제원유가가 오를 경우 국내 휘발유 가격에도 적잖은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휘발유 등 정제유 수출비중이 40~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생산효율을 높인 고도화 설비를 갖춘 곳이 많아 유가가 오르면 이익이 늘어나는 곳이 많다.

정작 정유사들은 유가상승이 부담스럽다며 손사래 치고 있다.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증가가 크지 않은데다, 국내에선 민심이 악화되고 있어 기름값 인상이 더욱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리터당 평균 1800원을 넘었고 등유, 경유 등 다른 제품도 연일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부터 휘발유 가격에 문제를 제기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정유업계 원가조사에 나서는 등 부담스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GS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