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發 모래폭풍에 건설-플랜트株 화들짝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1.01.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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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확산시 장기 악재, 소요 진정되면 고유가 호재 기대돼

이집트 소요사태 격화 소식이 전해진 31일 국내 증시에서는 건설-플랜트 관련주식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GS건설 (15,570원 ▼170 -1.08%) 주가는 전일 대비 3.91% 빠진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역시 3.62% 떨어진 8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은 1.76% 빠진 7만2700원으로 약세다.

플랜트업체들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일까지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던 삼성엔지니어링 (24,450원 ▼450 -1.81%)은 이날 2.22% 빠진 19만8000원을 기록 중이며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도 2.41% 낮은 48만6000원에 그치고 있다.



증권업계에는 주가 하락 속에서도 이집트가 국내 기업들의 대형 시장이 아닌데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GS건설의 ERC(Egyptian Refining Company) 건설 하나뿐이어서 단기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행여 주변 유력 중동국가로 정치적 혼란이 확산될 경우 모처럼 회복이 기대되는 해외플랜트 및 건설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전역에 한국 기업들이 엄청나게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플랜트 및 건설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만약 소요가 확산돼 시공일정 등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주변국가로 파급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지 상황은 불안하다"며 "정상적인 수발주가 지연되면 엔지니어링 주식은 물론 건설주가 공히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집트 내부 사태를 끝으로 소요가 진정될 경우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비교해 볼 때 유가상승과 중동 발주 증가는 상관관계가 거의 1대 1에 가깝다"며 "이번 사태가 이집트 내에 국한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유가 상승의 호재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주형 연구원 역시 유가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그는 "유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중동 산유국들이 안정된 재정으로 유전 투자를 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며 "확산만 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GS건설이 이번 사태로 입을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착공은커녕 선수금도 입금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GS건설에 대해서는 아직 시공을 안했기 때문에 일정이 다소 딜레이(연기)되는 정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GS건설이 돈을 많이 들여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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