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병가, 글로벌 CEO로 부적절"-FT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1.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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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갑작스럽게 병가를 떠난 가운데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렉스 칼럼에서 잡스가 여섯 문장의 이메일을 남긴 채 병가를 떠난 것은 세계적인 기업의 CEO로서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FT는 렉스 칼럼에서 아무도 잡스의 건강과 관련해 사생활을 캐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시가총액 3200억달러 규모의 상장기업 CEO는 질병의 프라이버시조차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불편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플의 주인은 주주들이며 잡스는 이 주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주주들은 잡스의 갑작스러운 병가에 대해 여섯 문장 이상의 상세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잡스가 병가를 떠나겠다고 공개한 날은 미국의 공휴일이자 애플의 실적 발표 바로 전날이다.



게다가 이번 병가는 복귀 날짜가 주어졌던 2009년 병가와 다르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상당한 우려를 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답은 투자자들이 애플, 그 자체로 해석되고 있는 “위대한 인물”에 얼마나 집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아무리 통찰력 있는 인물이라 해도 단 한 사람이 거의 30년간 상장회사로 유지돼온 조직을 계속해서 지휘하며 온갖 종류의 산업적, 경제적 풍파를 극복해 가며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대다수 애플 주주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렇지 않다면 잡스의 병가가 발표된 날 독일 주식시장에서 애플 주가가 7% 급락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잡스의 열렬 지지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애플의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로 여겨질 것이다.

실제로 애플의 주가는 올해 실적 전망치 대비 18배 가량으로 버블 수준이 아니다. 애플은 여전히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다른 PC업체들이 부러워하는 30%대의 영업 마진을 자랑한다.

애플이란 기업에 잡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애플 이사회는 잡스가 바로 애플이라는 대중의 이미지를 제어하지 못함으로 인해 ‘몬스터(괴물)’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단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해 사실상 그 사람의 인질 상태가 되어 있는 모든 기업은 잡스의 사례를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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