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도 선택…전세난에 소형집값↑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1.01.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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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매매로 전환…전세품귀 풍선효과

↑ 계속되는 전세난에 소형 아파트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 계속되는 전세난에 소형 아파트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계속되는 전세난에 소형아파트 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전세가격이 장기간 상승세를 기록하며 재계약 가구가 늘자 전셋집을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소형아파트로 몰려든 까닭이다.

일부 '큰손'들도 소형아파트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소형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경기 광명·분당·용인·수원 등으로, 이들 지역의 연간 상승률은 10~15%에 달했다. 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 평균 상승률(7.41%)을 크게 웃돈다.

광명의 경우 2010년 한해 전셋값이 전년대비 15.18% 가량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은 뛰지만 공급이 부족해 신혼부부 등 전세 수요자들은 인근 소형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광명 하안동 J아파트 69㎡(이하 공급면적)의 매매가는 현재 1억8000만~1억9000만원선으로 두달전에 비해 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전세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모두 수거해 가격선을 끌어올린 것이다.
↑ 전셋값 상승지역 소형아파트 거래가 변화 추이↑ 전셋값 상승지역 소형아파트 거래가 변화 추이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가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물건이 없자 아예 몇천만원 더 얹어 사들이고 있다"며 "5월 결혼 예정자들도 미리 매매 계약을 해놓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소위 '큰손'들은 사재기에 열중이다. 하안동 S공인 대표는 "지난해 말 강남에서 온 손님은 가족 명의로 5개를 계약하기도 했다"며 "전부 월세를 놓을 목적으로 사갔다"고 귀띔했다.

광명 철산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철산동의 한 59㎡ 아파트 매매가는 4억2000만원선. 지난해 말 4억원대의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인 상태다. 철산동 G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세난 문제가 대두됐던 당시부터 소형아파트값이 올라 현재는 상투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55%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한 분당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말 2억원대 후반이던 이매동 H아파트 66㎡ 매매 호가는 3억1500만~3억2000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이매동 G공인 관계자는 "소형은 3000만~4000만원 올라 더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지 못한 수요자가 몰리는 용인과 수원 등은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해 전셋값이 9.97% 오른 수원은 장안구 정자동 G아파트 68㎡ 가격이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억4500만원 하던 주택이 현재 1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자동 S공인 관계자는 "같은 단지 82㎡ 전셋값이 1억4000만원선이어서 수요자들이 아예 매매로 마음을 돌리기도 한다"며 "전세물건이 동날수록 매매 전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올 초 전세난이 계속되면 소형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대책에 따라 가격 움직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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