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스 인수전, 외국계만 남았다

더벨 이상균 기자, 민경문 기자 2011.01.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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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NHN·다음 등 포기…가격 이견

더벨|이 기사는 12월30일(11: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전자지불서비스 1위 업체인 이니시스의 최종 입찰에 국내사들이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니시스의 매각 대리인인 크레인파트너스는 외국계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M&A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니시스 (11,700원 0.00%)가 실시한 최종 입찰에 지난 11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SK텔레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니시스는 외국계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통신 및 전자지불서비스 업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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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시스 인수전에 국내 업체들이 모두 발을 뺀 것은 가격에 대한 이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니시스는 최근 해외 전자지불서비스 업체들이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는 점을 ‘몸값 상승’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비자카드는 지난 4월 온라인 상거래업체 사이버소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마스터카드는 지난 10월 5억2000만 달러에 영국 온라인결제업체인 데이타 캐시를 인수했다.


LOI를 제출했던 포털업체 관계자는 “이니시스가 EV/EBITDA를 약 20배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이니시스의 EBITDA는 82억원. 이니시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매각가로 최소 16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해외와는 달리 국내 전자지불서비스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09년 670조8860억원으로 전년대비 6.4% 성장하는데 그쳤다.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24.8%와 21.9% 성장한 것에 비해 1/3로 줄어든 수치다.

이 관계자는 “이니시스의 현재가치를 단순히 해외업체와 비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실사를 해본 결과 이니시스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해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여러 업체의 지급결제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이니시스를 인수할 경우 이들 업체와 등을 질 수 있다”며 “포털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도 검토해봤지만 예상보다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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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이 인수 의지를 접음에 따라 이니시스는 외국계 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2700억원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넷원(Net1)'에 매각된 케이에스넷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케이에스넷의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것이 당시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현재로선 이니시스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만한 곳은 외국계 업체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니시스의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Vicis Capital Master Fund(29.18%)와 전수용 대표(0.16%), 김겸준 전무(0.16%) 등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9.5%다.

여기에 Vicis Capital Master Fund가 지난 2008년 10월에 인수한 1000만달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포함된다. 이 BW를 신주로 전환할 경우 Vicis Capital Master Fund의 지분율은 63.8%에 달한다.

KG이니시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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