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브 루스처럼 삼진을 기쁘게 당하라!

머니투데이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2010.12.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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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성공습관]"실패에서 배워라"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그는 통산 714개의 홈런을 쳤다. 그런데 그는 홈런 수의 2배 가까운 13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했다. 만약 베이브 루스가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풀스윙을 하지 않았다면, 그가 과연 위대한 홈런왕이 될 수 있었을까?

인류의 밤을 밝혀준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1000번의 실패를 했다. 그가 전구를 발명하고 나서 기자들이 "그렇게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는 동안 어떤 힘으로 버텼느냐"고 질문했더니 그는 "나는 1000번 실패한 게 아니라 안되는 이유를 1000가지나 알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관점에 따라서 부정적인 실패 1000번도 될 수 있지만, 그는 긍정적인 성공 1000번으로 해석한 것이다.



긍정적인 태도는 창의력 자체는 아니지만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아주 큰 원동력이 된다. IBM 창업주 토머스 왓슨 1세는 "성공을 원한다면 실패율을 2배로 높여라"고 했으며, 창의력 연구가 딘키스 사이먼튼은 "창의력은 순전히 생산성의 결과다. 히트작의 수를 늘리고 싶으면 실패작의 수도 같이 늘리는 모험을 해야만 한다. 가장 많이 실패한 사람이 결국에는 가장 성공한 창조자가 된다"고 했다.

창의적인 도전은 위험부담이 크다. 당연히 실수와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런데 창의적 실수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누가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를 하겠는가?



우리나라의 각종 연구사업에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연구를 시작하면 모두 결과를 낸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사실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니라 안타까운 일이다. 연구결과가 늘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창의적이고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사업에서 연구결과를 내지 못하면 연구자는 불이익을 받는다. 연구비를 회수해간다거나 다음 연구에서 기회를 안준다거나 등이다. 연구의 질적 가치를 따지기보다 양적 가치를 따지는 환경이고, 창의적 도전에 따른 창의적 실패에 대한 배려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누구나 새롭거나 위험부담 높은 도전을 하려들지 않는다. 이미 해놓은 연구를 반복한다거나, 뻔히 예상되는 결과를 가진 연구만 하는 경우가 부끄럽게도 꽤 많다. 매년 막대한 연구비가 집행되지만 똑똑한 연구자들에게선 창의적 성과가 부족하다.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의적인 도전은 많은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패에 관대할 때 비로소 창의적 혁신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2D애니메이션분야의 선두주자 월트디즈니는 1982년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서 만든 '트론'이 실패하자 CG영역을 포기해버린다. 한 번의 실패가 더이상의 도전을 가로막았고, CG분야에서 만들어질 미래의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반면 픽사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토이스토리' '슈렉' '니모를 찾아서' 등을 내놓으며 애니메이션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월트디즈니와 픽사의 차이는 실패를 겪은 후 드러난 것이다. 진짜 성공은 실패 이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선물인 셈이다.

1960년대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혼다가 할리데이비슨과 승부하려고 덤볐다가 참패한 일이 있다. 그렇다고 그들은 미국 시장을 포기한 게 아니다. 전략을 바꿔 소형 바이크로 다시 공략했고 결국 성공했다.

기원전 고대사회의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앙숙인 로마와 카르타고, 과연 포에니전쟁으로 맞선 두 나라의 운명이 갈린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실패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로마는 실패한 장수, 전쟁에서 진 장수를 처벌하지 않았다. 다시 기회를 주다보니 그 전에 했던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반면 카르타고에서는 한 번 장수가 전쟁에서 지면 목을 베었다. 실패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한 카르타고에선 과감한 도전이나 새로운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시도만 하려했을 것이다.

전쟁에서도 창의력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데, 실패에 대한 태도의 차이로 카르타고와 로마의 창의력 차이가 극단적으로 갈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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