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이 혼자 전구를 발명한 게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2010.09.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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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성공습관>일할때 필요한 팀워크를 쌓아라

전구는 토마스 에디슨이 혼자 발명하지 않았고, 비행기는 라이트형제가 혼자 만들지 않았고, 아이팟과 아이폰도 스티브 잡스가 혼자 만들지 않았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성당 벽화는 혼자가 아니라 13명의 화가들이 함께 그린 것이고, 원자폭탄을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나 인간을 달에 처음 발 딛게 한 것도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토마스 에디슨과 라이트 형제, 스티브 잡스, 미켈란젤로도 함께 한 조수나 동료,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없었다면 절대 위대한 창조물들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이렇듯 창의성은 혼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함께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이 된다. 따라서 남들과 함께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어떻게 호흡을 맞출 것인지도 아주 중요한 습관이자 과제이다.

IDEO는 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다른 직원들이 여기에 즉시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필요한 인원이 모여 신속한 정보공유와 피드백을 해주고,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다시 해체된다. 직원들은 하나의 팀 혹은 다수의 팀에 소속되어 프로젝트를 완성시킨다. 팀장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맡는데, 신입사원일 때도 있다. 직위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프로젝트의 선험적 경험을 가진 선배들이 코칭해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운용되도록 돕는다. 이런 것이 창의적 성과를 위해 필요한 팀워크의 기본이다. 조직의 수평화가 수직화보다는 훨씬 창의성에는 유리하다.



제일기획은 2010년부터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든 직원의 호칭을 '프로'로 통일해서 쓰고 있다. 수평적 문화 속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제안하고 활발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CJ그룹은 2000년부터 최고경영자부터 신입사원까지 상대를 부를 때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서 쓰고 있다. 이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에서 '님' 이란 호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직위 체계를 전면 폐지하고, 팀장 아래의 팀원들은 모두 '매니저'로 단일화 했다. 이처럼 기업들에서 조직 내의 위기 구조를 점점 단순하고 만들거나 극단적으로 수평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 모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위해서다. 원활히 소통하고 자유롭게 창조적인 제안들이 제약 없이 나올 수 있도록 한 선택이다.

부족한 개인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조직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부족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도 되고, 여럿이 모여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공동의 목표를 진화시켜가도 된다. 좋은 생각은 혼자 삭이지 말고 남에게 알려 검증받는 것도 좋다. 검증과 비판 속에서 당신의 생각은 더욱더 진화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크리에이티브에서 배울 점을 찾아내려고 궁리하자. 여기서의 남이 바로 조직 내에서는 동료가 될 것이고, 조직이 아닌 경우에는 외부의 다른 파트너나 익명의 동지들이 될 수도 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원활해진 지금, 우리에게 팀워크는 당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다. 팀워크를 발휘할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지구 반대편의 익명의 누군가와도 우린 창조의 동지가 될 수 있고, 일시적 팀워크가 필요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프로그램 분야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많은 눈이 버그를 줄인다' 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오픈소스에 관여할수록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찾을 확률도 높아지고, 그것을 개선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가장 실감나게 증명한 것이 바로 리눅스이다. 운영체제(OS)인 리눅스(Linux)는 1991년 헬싱키 대학의 대학원생이던 리누스 토르발즈(Linus Torvalds)가 유닉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그는 단일 운영체제의 독점이 아닌 다수를 위한 공개라는 원칙하에 소스 코드를 완전 무료로 공개하였는데, 네트워킹에 강점을 가지는데다 유닉스와 유사한 환경까지 제공하면서도 무료라는 장점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자와 학교, 개인 등에게 급속히 확산되었다. 그리고 오픈소스의 원칙에 동조하는 전세계의 수백만명의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소스 코드가 누구에게나 공개되기에 누구나 그것을 보고 버그를 수정하고 필요한 특성을 추가하며 진화시켜내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운영체제로 비즈니스하는 기업에겐 가장 강력한 도전자이자 귀찮은 경쟁자가 되고 있다. 리눅스는 전세계의 프로그램 개발자들의 집단지성의 힘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집단지성이라는 협업이 강력한 창조적 도구임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지금 당신에겐 술 마실 때나 필요한 친목이 아니라, 일 할 때 절실한 진짜 팀워크가 필요하다. 인맥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그들과의 팀워크를 이루는 것이다. 인맥의 양보다 팀워크의 밀도를 고민해야 한다. 팀워크도 습관이자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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