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A 갈등에 신경쓰이는 하나금융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1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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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0원 %)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가 불의의 악재를 만났다. 외환은행이 최근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합병(M&A)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주요 거래 기업인 범 현대가(家)의 거센 반발에 봉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범 현대가 기업들은 현대건설 매각 주관은행인 외환은행과 거래 중단까지 불사할 기세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현대건설 M&A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외환은행 가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외환은행을 비판하며 최근 1조3000억 원을 빼갔다. 또 현대차 직원들 사이에서 외환은행 급여계좌 해지 움직임이 일며 외환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모든 거래를 중단할 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외환은행이 채권단의 동의도 없이 양해각서 체결을 자문 변호사에게 재위임한 것은 위법하고, 양해각서도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이다. 또 상대방이 계약상의 의무를 거부하면 바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조항과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자금 출처 등 필요서류 제출에 유예기간을 두는 것은 외환은행의 전횡이라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사태 수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그룹 계열의 예금 인출이 있었다"면서도 "범 현대가 기업들의 예금인출에 대한 공식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그 정도 규모의 자금을 인출했다고 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며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될수록 외환은행 가치는 떨어진다. 현대차를 비롯해 KCC,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 기업 5개로 이뤄진 핵심 거래처를 잃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이들 기업들의 거래 규모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60조 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기업금융에 기대가 큰 것도 든든한 거래처가 있어서였다.

하나금융은 일단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지만,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는 "지금 일고 있는 논란이 마무리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며 "범 현대가 기업들이 거래를 중단하면 외환은행 가치가 떨어져 (하나금융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아직 진행 중이니까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론스타의 현대건설 매각차익 논란에 대해선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일축했다. 김승유 회장은 지난 1일 하나지주 5주년 기념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건설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론스타와 하나금융간 주식매매) 계약서에 반영돼 있다"며 "내년 초 외환은행 이익으로 반영되는 현대건설 매각 이익은 하나금융 몫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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