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되는 건 좋지만 물량 폭탄 우려도…"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11.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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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4차 보금자리 서울 양원지구 가보니

중앙선 양원역에서 내리면 야트막한 구릉지와 잡초, 나무가 무성한 허허벌판이 펼쳐져 있다. 4차 보금자리로 지정된 서울양원지구다.

29일 찾은 이곳은 전날 내린 눈이 쌓여 황량함을 더했다. 양원역 주변은 단독주택, 아파트가 없고 미개발 부지로 남아있었다. 인근 송곡여자고등학교 학생들 외에는 지하철 이용객이 많지 않아 역사도 썰렁했다.



↑4차보금자리로 양원지구로 지정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신내동 일대↑4차보금자리로 양원지구로 지정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신내동 일대


망우동 태양공인 최희숙 대표는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거주자들이 많아져 양원역사 이용객도 늘 것"이라며 "예전엔 신내동 하면 공동묘지를 떠올리곤 했는데 이제 대규모 주택단지로 모습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신내동 주민 정희영씨(32)는 "예전부터 양원역과 신내IC 부근이 개발될 것이란 말이 나왔는데 이제야 진행된다"며 "동북균형발전 때문에 신상봉역이 생기고 경춘선이 연장되면서 교통도 편리해졌으니 앞으로 주거단지로 자리 잡아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은 신내2,3지구 등 공급물량이 많아 부동산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신내2지구에는 '신내 데시앙' 1300여가구가 올 초 입주를 끝냈고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신내3지구에도 5000여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이번 보금자리 지정으로 중랑구 망우동, 신내동 일대의 양원지구 39만여㎡에는 보금자리주택 2000가구를 포함, 3000가구가 지어진다. 이를 모두 합치면 이 일대에 9000여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신내동 허현 청구공인 대표는 "신내2지구는 장기전세주택이 대다수여서 큰 영향이 없었지만 3지구는 중소형 대단지가 예정돼있다"며 "바로 위쪽 구리 갈매지구 보금자리지구에도 9000가구가 들어오는 등 공급량이 많이 인근 분양단지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망우동과 신내동 일대 부동산 시장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얼어붙은 상태다. 집값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소형 매물 외에는 거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매매가는 1990년대에 지어진 기존 아파트가 3.3㎡당 1000만~1100만원, 새 아파트는 1100만~12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일대 단독주택의 경우 전용 74㎡가 3억5000만원선으로 3.3㎡ 당 1200만원선에 나와 있지만 거래가 없다.

상황이 이렇자 보금자리 일대 투기 움직임도 없을 전망이다. 최희숙 태양공인 중개사는 "이곳은 실수요자들이 역세권 주변 소형아파트를 찾을 뿐 아직 집값회복이나 반등 움직임을 피부로 못 느끼고 있다"며 "보금자리지구 주변에도 3.3㎡당 800만원의 대지가 나왔는데 워낙 면적이 커서 서울 다른 지역보다 값이 싸도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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