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사업조정' 결실맺나…'반전의 1년' 꿈꾸는 코오롱인더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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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원앤온리타워코오롱 원앤온리타워


코오롱인더스트리에게 '반전의 2024년'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올해 다시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화학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는 속에서도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게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낮췄던 키움증권은, 최근 다시 '매수(buy)'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했다.



실적부진 속 선제적인 사업조정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최근 수 년간 가장 안 좋은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비 35.1% 감소한 1574억원에 그쳤다. 2021년(2527억원), 2022년(2425억원)에 비해 부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필름사업 적자 지속 등이 주 이유였다. 화학 산업 자체가 중국의 과잉생산 이슈 속에서 업황 부진에 빠졌던 영향을 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선제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원단 사업을 하던 자회사 코오롱머티리얼의 경우 2021년부터 사업중단 수순에 들어갔다. 중국의 저가 원단 공세 속에서 스페셜티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의도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대구공장 등 코오롱머티리얼의 자산을 처분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182억원 규모의 코오롱머티리얼 주식 유상감자를 통해 자본을 회수했다.



'뼈 깎는 사업조정' 결실맺나…'반전의 1년' 꿈꾸는 코오롱인더
최근들어서는 연 700억~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시현하던 필름 사업 부문 정리에도 들어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한앤컴퍼니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Binding MOU)를 체결하고, 필름 사업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양측은 실사와 이사회를 거쳐 상반기 내에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뼈를 깎는 사업 재편은 회사의 재무구조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적자에 허덕이는 필름 사업부를 별도 JV로 떼어내는 것의 의미가 클 전망이다. 자본시장에서는 JV에서 한앤컴퍼니의 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 원투펀치
일부 한계사업의 정리를 통해 타이어코드 및 아라미드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짤 게 유력하다. 업계와 증권가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 두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영업이익 2000억원 선을 탈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고, 주행 시 타이어에 부여되는 하중과 충격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보강재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 높고, 5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슈퍼섬유'다.


타이어코드 업황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방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 가볍고 튼튼한 소재가 필요한 전기차용 타이어와 같은 고부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경우 2025년쯤부터 그동안 도입된 물량의 교체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동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동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 역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향후 실적을 책임져줄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광케이블 △전기차 타이어코드 △항공 및 우주 소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아라미드의 시장성에 주목해 최근 연 생산규모를 두 배(연 7500톤→1만5310톤)로 확장하는 증설을 마무리했다. 아라미드 수요가 최근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히려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라미드의 경우 전기차용 타이어코드에 활용되기도 해서 두 제품 간 '윈-윈' 구조가 성립될 수도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코드의 경우 1분기 가동률이 증가했고, 2분기부터 일부 제품군에서 평균판매단가(ASP)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아라미드의 증설 초기 가동률은 1분기 약 50% 수준이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판매량 증가 및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감소로 이익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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