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플러스]코스피 2000 전망 애널들, 지금은...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11.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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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다른 소리, "보름안에 2000 갈 수 있겠습니까?"

"내년 초까지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11월 2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지금 1890선인데 앞으로 보름동안 오르면 얼마나 오르겠습니까"(B증권사 연구원)

10월 말과 11월 초 국내 증권사들이 11월 증시 전망을 내놨습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변동성 확대' 등의 전망이 주를 이룬 가운데 '2000포인트 돌파'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한 몇몇 증권사들의 당시 전망은 이와 같았습니다.

"내년 초까지 외국인 주도 유동성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그 과정에서 2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월 증시는 국내외 유동성 유입에 힘입어 2000선을 전망한다.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 2000선을 전망했는데 11월에는 목표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오전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1870선 중반까지 밀렸습니다. 하루에도 50포인트 넘게 뛸 수 있는 게 증시라고 하지만 이쯤되면 이달 코스피지수 2000 돌파를 전망했던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이달 초반에 약세를 보이다 후반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초반 약세가 생각보다 깊다. 유럽발 리스크와 중국 긴축 압력의 심각성을 간과했다"(A증권사 연구원)


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입니다. 다양한 자료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가 맞을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외부 변수가 부각되면서 시장이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해당 기간 내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증시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태도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월 초와 비교했을 때 외국인 매수가 약화됐다. 상승 모멘텀이 없는데 앞으로 보름간 오르면 얼마나 오르겠는가. 이달 2000선 안착을 힘들겠지만 어차피 상승 추세인 건 분명하고 이에 대한 신호를 주기 위해 이달 2000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B증권사 연구원)

"우리는 월간밴드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다. 중장기적인 상승 흐름에서 월 단위로 끊어서 보여주다보니 수치가 드러나게 되지만 상승 추세 속 조정인지 아니면 추세적인 하락인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월간으로 끊어서 지수밴드를 보여주는 건 투자전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A증권사 연구원)

큰 그림을 보는 전문가 입장에선 2000선을 돌파하는 게 이달이든 다음 달이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시장 전문가들이 제시한 숫자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곤 합니다. 무엇보다 '코스피 2000 돌파'가 지니는 상징적인 의미는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장밋빛 전망으로 넘쳐나는 보고서가 결코 높은 수익을 담보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아니면 말고', '언젠가는 가겠지'라는 식의 전망은 보고서를 의미있는 투자 지표로 여기는 투자자들에게 상처가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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