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코스피상장 라오스韓商기업 '코라오'는?

머니투데이 비엔티엔(라오스)=황국상 기자 2010.11.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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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라오스 성장성만큼 시장확대 가능성 커.. "시장협소·지배구조는 리스크"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도 되지 않는 빈곤국 라오스에서 국내 대표증시인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있다. 3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코라오홀딩스의 이야기다.

코라오홀딩스는 라오스 현지에서 중고자동차 조립, 신차 유통을 주 사업으로 하는 코라오그룹의 주력회사 코라오디벨로핑(KDC)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코라오홀딩스의 지분 100%(3253만여주)는 코라오그룹의 설립자인 오세영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코라오그룹은 1997년 설립된 한상(韓商) 기업이다.



↑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오세영 회장은 16일 라오스 비엔티엔의 본사 회의실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코라오홀딩스의 코스피시장 상장은 지금까지 성공의 결과가 아니라 기회의 시작"이라며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라오스의 경제발전과 함께 코라오의 사업영역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라오그룹은 자동차 업체인 KDC를 비롯해 라오스 현지은행인 인도차이나뱅크, 건설업체인 아이테크,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케이플라자(K-PLAZA), 바이오에너지 업체인 코라오에너지, 물류업체인 글로비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코라오홀딩스는 이번 KDC의 한국상장을 위해 케이만군도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다.



◇KDC, 인도차이나뱅크 통해 매출·이자수익 한번에=이번에 코라오홀딩스를 통해 상장되는 KDC는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들여와 중고차로 재조립하는 중고차 사업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신차를 독점판매하는 신차유통 사업부 △오토바이 사업부 △부품 및 애프터서비스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마크를 단 자동차들이 속속 눈에 띈다. 코라오디벨로핑(KDC)은 한국에서 수입한 중고차 부품을 재조립하거나 현대·기아자동차에서 들여온 신차를 판매한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마크를 단 자동차들이 속속 눈에 띈다. 코라오디벨로핑(KDC)은 한국에서 수입한 중고차 부품을 재조립하거나 현대·기아자동차에서 들여온 신차를 판매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KDC에서 판매하는 신차·중고차가 라오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로 1위이지만 일본 토요타자동차(신차·중고차)의 점유율(35%)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KDC는 자체 개발한 저가 신차모델을 내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KDC의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은 35%로 중국계 브랜드의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본계 브랜드(30%)보다는 더 높다.


지난해 7500만달러 수준이던 KDC 매출은 올해 1억1000만달러로 4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에서 신차유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37.4%로 가장 높고 중고차 부문이 36%, 오토바이 부문이 18.5%, 부품·A/S 부문이 8.2%에 이른다.

KDC의 매출이 이처럼 늘어나게 된 데는 인도차이나뱅크의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가 한 몫을 했다. 2008년 설립된 인도차이나뱅크는 오 회장이 55%, 군인공제회 등이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뱅크는 한국 소비자에게는 이미 익숙한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지난해 라오스에 처음 도입했다.

자동차 구매자는 30%의 가격만 KDC에 내고 나머지 70%는 인도차이나뱅크가 KDC에 지불한다. 자동차 소비자는 인도차이나뱅크에 약 연 13%의 이자를 내면서 3년내에 잔금을 내면 된다.

◇성공적 현지화와 높은 성장가능성이 장점=코라오그룹은 라오스 현지화에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코라오그룹과 각 계열사에 라오스 현지인 본부장들이 한국인에게 지시를 내리는 위치에 있을 정도로 중용되고 있다"며 "최저임금만 주면서 낮은 숙련도의 일만 시키는 다른 외국기업과 다르다는 인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에 있는 코라오디벨로핑(KDC)의 중고차 전시장↑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에 있는 코라오디벨로핑(KDC)의 중고차 전시장
라오스의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KDC를 비롯한 코라오그룹의 성장전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코라오그룹 측은 현재 약 900달러 수준인 라오스인 1인 국민소득이 2011~2012년경 1000달러에 도달하면 구매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올해 전체 인구 대비 2.4%에 불과한 자동차 보급률이 2015년 10%대, 2020년 20%대로 높아지면 자동차 매출 역시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회장도 "한국기업 중 코스피시장에 상장되는 기업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해 신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반면 코라오그룹은 젊은 국가에서 아직 급격히 성장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본업 이외의 사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외곽의 동펑 공장에서 코라오디벨로핑(KDC)의 라오스인 직원들이 조립된 중고차 제품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외곽의 동펑 공장에서 코라오디벨로핑(KDC)의 라오스인 직원들이 조립된 중고차 제품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협소한 시장규모, 1인에 쏠린 지분구조는 리스크=최근 국내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소통부족 등으로 불거진 '차이나리스크'는 라오스에 대한 정보부족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오세영 회장은 최근 중국원양자원의 '올빼미 유상증자 공시' 때문에 중국 상장종목 전체의 동요가 발생한 점을 시사하며 "공시 등 각종 지표 발표는 신중하게 하고 매년 1~2회씩 본인이 직접 회사내용을 발표하는 등 시장과 적극 소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경우 대체로 시장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라오스의 성장이 곧 코라오의 성장이고 코라오가 라오스의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라오스의 전체 인구가 700만명 수준에 불과해 시장이 너무 작다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요인으로 꼽힌다.

송상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율로 따질 때 시장성장률은 높겠지만 시장 자체가 너무 작다는 점이 단점"이라며 "자동차 시장이 막 성장하려는 단계인데 라오스 정부가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시장 자체가 죽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국내시장이 협소할 경우 해외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태국·중국 등 국가의 자동차업체의 경우 KDC보다 경쟁력이 앞서 있는 수준"이라며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외부로 진출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우려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KDC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코라오홀딩스의 지분 전체가 오세영 회장 1인에게 집중돼 있다"며 "코라오그룹의 성장성과 KDC, 그리고 한국에 상장되는 코라오홀딩스와의 시너지 효과는 적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라오홀딩스는 18~19일 청약을 거쳐 3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다. 지난 10~11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175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상장주관사인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희망 공모가 범위인 3800~4800원을 넘어서는 5000원대에 공모가격을 제안했다. 6000원대 이상을 제시한 기관투자자와 가격을 적지 않은 채 백지상태로 가격을 제안한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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