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재계총수 발빠른 어젠다 선점 '눈길'

머니투데이 최석환, 김보형 기자 2010.11.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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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김승연 회장 '주목'...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의무할당제 촉구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국내 재계 총수들이 어젠다 선점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우선 눈에 띈 총수는 한국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녹색성장 라운드 테이블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소그룹 컨비너(회의주제자)를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금융분과 '인프라·자원개발 투자' 소위에 참여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 회장은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 및 저탄소 에너지 사용 확대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 △긴밀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회장은 "신재생에너지가 자생력을 갖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글로벌 기술센터 등을 설립해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그룹을 대표해 G20 정상들에게 신재생 및 저탄소 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먼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화석연료 보조금의 폐지와 함께 비용측면에서 효율적인 탄소배출권 거래제 기반의 탄소 가격결정(Carbon Pricing)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간 합의된 컨센서스(총의)를 바탕으로 기술로드맵 수립, 규제관련 이슈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 장관 회의 정례화 △국제적 민관 파트너십(Private-Public Partnership, PPP) 강화를 제안했다.



김 회장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제도 △녹색자유무역협정(Green FTA) 실시 등 파격적인 어젠다를 내놔 관심을 모았다.

김 회장은 "태양광과 풍력 등 녹색 산업 발전을 이끌어내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실질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선 보다 구속력 있고 유효한 정책 및 실천방안이 필요하다"면서 RPS 제도 도입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녹색산업에 대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 무역의 흐름을 방지하고, 거대시장(녹색시장 빅마켓)을 만들어 투자자 유치 및 효율성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PS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G20 참가국 모두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2015년 10%, 2020년에 20%까지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RPS 제도는 태양광과 풍력 등을 통해 만들어진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 생산자가 의무적으로 일정비율을 구입하는 제도로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도 2012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또 "녹색자유무역협정을 통해 G20 참여국간에 신재생에너지 제품 및 관련 장비의 관세와 규제를 철폐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금지 등을 명문화해 글로벌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금융분과의 다른 주제인 '출구전략'과 '금융규제개혁' 소위에도 참석, △각국 성장에 필요한 FTA 적극 추진 △이미 체결된 FTA 조속한 비준 △민간차원의 국제금융협의기구의 필요성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주제별로 각 분과에 들어간 총수 및 최고경영자들도 활발한 의견 개진으로 해외 기업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대-중소기업간 에너지 효율화 기술지원을 통한 '녹색 상생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명확하고 지속적인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각각 녹색일자리 소그룹 분과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 패널토론에 참석해 전문가다운 식견과 경험들을 공유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그린 메모리와 그린 IT전략을 설명하면서, 자사의 그린 메모리 제품을 통해 절감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절감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무역투자 분과 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역외생산 증가 추세를 소개하고 투자를 하려면 자유무역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과 회의에서 유통·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통한 청년 고용 창출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개막 총회에 참석해 이번 비즈니스 서밋에 적잖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좋은 날이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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