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선수 오재원, 법정서 마약 투약 인정…"보복 폭행은 안 해"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4.05.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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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오재원/사진=뉴시스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오재원/사진=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야구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39)이 법정에서 보복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특수재물손괴·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오재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오재원은 이날 녹색 수의 차림으로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가 인적 사항을 묻자 "야구학원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무직"이라고 답했다.

오재원 측은 지인 A씨를 보복 폭행 및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재원은 필로폰 투약에 대해 신고하고자 하는 A씨를 저지하기 위해 망치로 휴대폰을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오재원과 필로폰을 투약한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오재원의 변호인은 "보복 목적 폭행 협박을 부인하는 취지가 무엇이냐"는 재판부 질문에 "(폭행·협박) 사실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오재원 측은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했다. 변호인은 "보복 협박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자백한다"고 말했다. 해당 내용이 맞냐고 확인하는 재판부에 오재원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했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총 89회에 걸쳐서 지인 9명으로부터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 등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 등을 매수한 혐의도 있다.


오재원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피고인은 현재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망치로 휴대폰을 손괴했지만 A씨의 멱살 잡는 등 보복 폭행·협박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열리는 공판에서 오재원의 폭행·협박 피해자로 공소장에 명시된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재원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소속 선수로 활약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오재원에게 수면제 등을 대리 처방해 준 혐의를 받는 두산베어스 선수 8명은 경찰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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