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류시열 회장 취임, 라응찬 전 회장 퇴임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11.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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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내년 3월까지 비상체제..후임 CEO 선임이 급선무

류시열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48,200원 ▼700 -1.43%)) 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1일 공식 출범했다. 신한사태 촉발 후 2개월 만의 일이다.

신한지주는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20층 강당에서 그룹 사 임직원 약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라응찬 전 회장 퇴임식과 류시열 대표이사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이로써 1991년 이후 19년간 지속된 라응찬 수장 체제가 막을 내리고 류 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 경영체제가 시작됐다. 류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의 공식 명칭은 이사회 결의에 따라 회장으로 정해졌으며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유지된다.

류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신한의 가치와 전통의 계승 발전 △고객과 시장의 신뢰 조기회복 △새로운 경영진 출범까지 경영권 누수 방지 주력 등 3가지 원칙을 임직원들에 밝혔다.



류 회장은 "차기 경영진 선임절차와 과정이 선진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한 방안이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임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최우선적으로 조직의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고, 그룹이 나가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객과 투자자, 유관기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류 회장은 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함께 신한사태 이후 분열된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차기 후계구도를 확립하는 과제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당장의 조직 안정은 물론, 자신의 특위 참여를 반대한 재일교포를 설득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안았다.


신한 3인방 또는 신한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금융당국과 검찰의 검사 및 조사 등도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있다. 검찰 조사 등이 끝난 뒤 신상훈 사장 또는 이백순 행장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경우에 따라서는 빅3의 공백을 모두 메워야 한다.

한편, 이날 류 회장의 취임식에 앞서 라 회장의 이임식이 이뤄졌다. 라 회장은 "여러분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다"는 소회를 밝히며 자신의 실명제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징계를 받게 되는 직원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또 "우리는 그 동안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닥쳐와도 굴하지 않았고 위기 때면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특유의 저력을 발휘했다"며 신한 웨이로 상징되는 신한문화를 다시 한 번 꽃피워 줄 것과 정통성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라 회장은 오는 4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날 이임이 사실상 금융인으로서의 퇴임인 셈이다. 라 회장은 이임사 후 계열사 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류 회장의 취임사 전에 퇴장했다. 임직원들은 기립 박수로 51년 뱅커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했다.

라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류 회장은 1938년 생으로 라 회장과 나이가 같다. 류 회장은 한국은행 부총재와 제일은행 행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을 지냈다. 2005년부터 신한지주 사외이사 및 비상근 사내이사를 역임해 그룹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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