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2001년 8월 신한지주 출범과 함께 시작된 9년간의 '라응찬 체제'가 종말을 고하게 됐다. 지난 9월 2일 신한은행 측의 신상훈 사장 고소로 촉발된 '신한사태' 역시 일단락을 짓게 됐다.
전성빈 이사회의장은 이사회 직후 브리핑에서 "고객과 주주, 임직원에게 너무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다고 밝혔다"며 또 "실명제 검사와 관련, 금융당국에 직원들의 선처와 배려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이사회에서는 경영진 3명을 제외한 이사 9인으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결정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운영되는 특별위원회는 류 직무대행과 함께 그룹 차원의 위기관리 아젠다 수립, 차기 경영진 성임 프로세스 등을 논의하게 된다.
특별위원회에 류 이사를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찬성 7표·반대4표·기권 1표로 가결됐다. 이사회와 별도로 특위를 설치한 이유는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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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장은 특위의 역할과 관련, "지배구조 관련 아젠다를 충분히 토의할 것"이라며 "노조 등 기타 모든 이해관계가 있는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최종적으로 특위가 있다고 해도 결정은 이사회가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의 거취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라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 역시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라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상근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대행에 선임된 류 대행은 "조직 안정과 투명한 지배구조 정착이 가장 큰 과제"라며 "잠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지만 빨리 털고 회복시켜 신한의 경쟁력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여러분이 수긍할 만한 후임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