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올들어 매월 40% 급증, 왜 이리 늘어나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10.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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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현금서비스 잔액도 추월··· 금감원 과당경쟁 경고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이 올해 들어 거의 매월 전년동기보다 40%씩 급증하며 현금서비스 잔액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이 카드사들에 과당경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카드론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3.7% 증가한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서비스 대출잔액 12조5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더 많은 수치다. 현금서비스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드론 잔액이 현금서비스 잔액을 제친 것은 올 1분기부터다. 지난 1분기 카드론 잔액은 12조원으로 현금서비스 잔액 11조5000억원을 앞섰다.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8월말에는 카드론의 잔액이 현금서비스보다 12.8%나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만해도 현금서비스 잔액이 카드론 보다 많았다. 2006년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12조1000억원으로 카드론 잔액보다 2조5000억원 많았다. 하지만 이 차액은 2007년말 1조4000억원, 2008년말 1조6000억원, 2009년말 7000억원으로 줄어들다가 올 들어 역전됐다.



올해 1∼8월 신규 취급액을 보면 카드론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이 기간 카드론의 신규 취급액은 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0% 급증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신규 취급액이 매월 1000억원씩 증가추세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신규 취급액은 53조8000억원으로 2.3%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위기라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증가추세는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아 금융감독당국은 카드사들의 건전성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 상승, 부동산가격 하락 지속 등으로 가계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경우에는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률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현금대출의 수익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대출 중에서도 현금서비스는 미사용 한도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아 카드사들이 카드론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6월 카드사들에 카드론 과당경쟁에 대해 한차례 경고를 한 바 있고, 최근 재차 강조했다"면서 "현장검사나 각종 지표 심사 등 카드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무분별한 카드론 경쟁이 감지되면 대손충당금 최소 적립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2002년 카드대란과 연계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선 카드론 연체율이 2007년말 6.18%에서 올해 6월말 2.37%로 하락하며 현금서비스 연체율과 같아졌다.

또 카드론 이용자의 신용등급이 중위권(4~6등급)으로 현금서비스(5~7등급) 보다 1~2등급 높은 데다, 대출 한도가 없고 개별 심사로 언제든지 한도를 제한할 수 있어 카드사태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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