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환시장 6년만에 개입, 배경과 효과는

머니투데이 송선옥 조철희 안정준 기자 2010.09.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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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개입, 효과지속엔 의문

일본 정부가 15일 외환시장에 전격 개입했다. 6년만의 일이다.

엔화 가치가 15년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자 그동안의 구두개입에서 벗어나 직접 손을 쓴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20분까지만 해도 엔화 가치는 상승세였다. 전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간 나오토 총리가 라이벌이었던 오자와 전 간사장에 비해 시장개입 의지에 소극적이라는 시장 평가에 엔고는 심화된 양상이었다.



◇83엔 '마지노'?=엔화는 1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83엔대 아래로 하락한 뒤 83엔선에 턱걸이 마감했으나 15일 도쿄시장에서 다시 83엔대가 붕괴됐다.

이를 신호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전격 단행됐다. 달러당 83엔이 마지노였던 셈이다.



일본 정부가 그토록 끔찍하게 여겨왔던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선 데에는 더 이상의 엔고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일본의 절박함이 있다.

수출 확대가 민간 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며 ‘잃어버린 10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고에 따른 수출 타격은 일본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가져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출 타격은 투자와 소비심리까지 악화시켜 악순환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농후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곳에서 간 총리의 정치적 테스트가 실시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시장개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과감한 조치를 시도함으로써 경기부진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간 총리의 유임으로 정치가 선거전보다 안정됨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바클레이즈 도쿄지부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당국의 시장 개입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간 총리가 오자와 전 간사장만큼 엔화 약세 유도 언급을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선택의 폭은 좁은 상태"라며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을 막아낼 만한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단독개입 효과는=하지만 이번 개입이 일본 단독으로 이뤄진만큼 어느 정도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나 이번 개입은 일본 단독으로 취해졌다”며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환율 변동은 경제 및 금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자국 환율 약세로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엔고 저지 움직임을 방관할리는 없다.

일본의 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와 전자제품 시장에서 일본의 경쟁상대인 한국과 대만 등도 일본의 엔고 저지 움직임이 반갑지만은 없다.

2여년전 엔화가 미 달러화 대비 19% 절상됐을 당시 한국 원화는 상대적으로 달러화 대비 5% 절하됐는데 이 같은 환율 효과로 한국의 당시 2분기 성장은 7% 이상을 기록한 반면 일본은 1.5%의 성장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외환 투자전략가인 션 캘로우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아시아 통화의 기준통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도 일본의 개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지연시키거나 보다 완화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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