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머니투데이 아이스타일24 제공 2010.09.02 09:11
글자크기
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보그 USA 편집장 안나윈투어가 주인공인 'SEPEMBER ISSUE'를 보면 어느 때 보다 치열한 마감 전쟁에 돌입하는 보그 9월호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담겨있다. 일 년 12권의 잡지 중 가장 바쁘고, 가장 치열한 9월호에 잡지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에선 학기나 시즌이 9월에 시작하는 사이클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잡지 일정에도 적용되는 것.

시선이 집중되는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는 그 어느 때보다 9월호에 들어갈 광고나 의상의 퀄리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너도나도 돋보이기 위해 애쓰기 때문에 얼렁뚱땅 넘어갔다간 망신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해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독자와 광고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게다가 창간호anniversary를 기념하기 위한 스페셜 이슈를 내세우며 그 어느 때보다 자신들이 돋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형상이 벌어지는 이유? 요즘 같은 불황에 이익을 낼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9월호에 제대로 광고가 유치되지 않으면, 한 동안 손가락을 빨아야 하는 잡지들이 제 나름대로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니 눈여겨보자.

◇ 최고의 셀레브리티 등장시킬 것



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경쟁지들 사이에서 주목 받아야 하는 9월호에는 유독 국내 셀레브리티의 표지가 시선을 끈다. 바자의 이병헌과 임수정 커플, 아레나의 원빈, 코스모폴리탄의 소녀시대, 이효리, 김윤진, 소지섭, 세씨의 손담비, 싱글즈의 현빈 등이 그 주인공이다. 표지모델의 경우는 노출을 잘 하지 않거나 인기도에 따라 선정되는데, 이는 다 독자와 광고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다.

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파란 눈의 외국인 표지 모델보다 눈에 익숙한 국내 톱스타의 등장이 확실히 눈길을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적이다. 특히, 9월호엔 창간기념호가 많아 이를 축하하기 위한 스타 화보가 많이 등장한다. 잡지들마다 선호하는 리스트가 비슷비슷한 탓에 가장 이슈가 되는 톱 셀레브리티를 섭외 하느라 몇 개월 전부터 동분서주 하자만,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는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2010년 9월호에 가장 눈에 띈 스타는 누가 뭐래도 엘르 커플화보에 등장한 이미숙과 탑이 아니었을까. 30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러브 라인을 설정해 진행된 둘의 화보는 최고의 이슈였다.

◇ 부록에 목숨 거는 잡지들


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이건 완전히 주객전도다. 내용을 보러 잡지를 사는 게 아니라, 부록 때문에 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1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명품 화장품도 덤으로 따라오니 어느 누가 혹하지 않겠냐 말이다. 라프레리, 슈에무라, 크리니크, 헤라 ,로라 메르시에 … 돈 주고 사기에는 값비싼 화장품이 잡지에 거저 따라 오다니! 하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달내내 고생하며 만든 잡지가 할인매장의 1+1 행사상품이 되어버린 것 같으니까. 모든 것이 그렇듯이, 헐값에 무언가를 넘길 때는 그 안에 다 꿍꿍이다. 있다. 부록 때문에 잡지를 샀는데, 읽을 게 하나도 없다면? 필요하지도 않을 혹은 사용하지도 않을 화장품을 저렴하게 손에 얻었다는 것뿐이지, 결코 현명한 소비의 형태는 아니다. 오히려, 화장대에 처박힐 확률이 높다.



당장은 잡지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는 명목 하에 때깔 좋은 부록을 주는 잡지사 역시, 점점 재정난에 허덕일 게 뻔하다. 길게 보면 서로 간에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독자들은 같은 돈으로 부록이 더해지니 좋고,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부록보다 내용을 봐주길 바란다. 서로의 입장이 틀리다 보니, 아쉬운 쪽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지만, 그 경쟁에 끼어들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든 것이 현실. 앞으로는 잡지들의 부록전쟁은 계속될 것 같다.

◇ 내용보다 광고가 많은 잡지를 찾아라

광고가 많으면 짜증내는 독자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광고가 많다는 건 그 잡지가 브랜드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는 증거다. 나 역시도 과거 독자 입장에서 잡지를 볼 때는 광고가 사이사이에 나오면 맥이 끊겨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었다. 백과사전만한 두께는 보기만 해도 무겁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잡지사에 일을 하기 시작한 후부터 광고가 없는 잡지는 그 세계에선 파워가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 책을 펴시라. 잡지 겉장부터 기사가 나오는 사이에 들어 있는 광고의 수를 세어보자. 광고 페이지가 많을수록 그 잡지는 잡지계와 패션계에서 잘 나간다는 뜻이다. 정말 냉정하게 말하겠다. 이왕 잡지를 보려면 광고가 많은 두꺼운 책을 보길 바란다. 잘 나가는 잡지는 파워가 있고, 그래서 그 안에 들어가는 컨텐츠의 양질은 타 매체보다 퀄리티가 높은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같은 내용이더라도 고급정보로 채워졌다는 말이다.

광고가 없는 잡지는 광고가 들어가야 할 페이지를 기사들로 채워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힘이 딸리기 마련이다.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잡지를 보면 확실히 그 값어치를 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메이저 잡지사들에 대한 얘기다. 인디씬이나 독립잡지들은 예외) 어느 정도 패션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광고를 보는 것도 큰 공부가 된다. 해외 유명 광고에 등장하는 슈퍼 모델이나 헐리웃 스타들을 보면서 정보력도 키우고, 이번 시즌 트렌드를 저절로 접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패션 잡지의 생존은 9월호에 달려있다…잡지대전


<저작권자(c) iSTYLE24, 출처: 아이스타일24 패션매거진>
*본 컨텐츠 (또는 기사)는 아이스타일24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