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웰 미국 전 국무부장관이 의사 결정시 필요한 정보가 75%이상이 안 돼 불안하다고 했다. 하물며 20~30% 수준의 정보력으로 올바른 결정을 단번에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사장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고 탓할 수도 있지만 지금 경영환경은 오전에 내린 결정을 오후에 바꿀 수도 있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틀려도 빠른 결정이 올바른 결정보다 낫다고 말하겠느냐"고 반문한다.
6점이면 보통은 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자 이 대표는 곧바로 손사래를 친다. "업계 평균이나 낮은 수준을 나쁘지 않다고 받아들이면 회사는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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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하나SK카드를 골리앗(대형 경쟁사)에 맞서야 하는 '다윗'에 비유하며 "힘이 없으면 더 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경쟁사에 대해 이 대표가 매긴 스피드경영 점수는 7~8점. 이 경쟁사를 따라잡으려면 하나SK카드는 적어도 8~9점이 돼야 한다. 이 대표는 좀 더 속도를 내기 위해 직원들이 '게릴라'처럼 각자 맡은 분야에서 빠르게 처리해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현장경영은 리스크 관리와 아이디어 산실=이 대표가 스피드와 함께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경영철학은 현장경영. 그는 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매주 1회 이상, 본사의 각 부서는 물론 영업 점포 등을 직접 방문해 현업 부서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현장경영은 위험관리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메신저를 통해 매일 영업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현장경영을 하다보면 리스크만 관리되는 게 아니다. '물 반, 고기 반'인 바다에서 펄떡이는 고기들을 주워 담듯 살아있는 아이디어들을 건지는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이 대표는 암행하듯 혼자 현장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는 지난 7월 한 달간 임직원 580명이 전국 2500여 개 SK텔레콤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휴대폰 판매 현장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직접 들어보라는 의미에서였다. 하나SK카드는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하반기 중에 상품과 서비스에 응용할 계획이다.
◇대학생 대상 모바일카드 체험행사 계획=이 대표가 스피드와 현장경영을 내세우며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결국 모바일 카드 시장 개척.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 갑자기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신용카드의 기술적인 부분은 신용카드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60여 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최초로 금융과 통신을 융합하여 출범한 하나SK카드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올 하반기 중 모바일카드를 알리기 위한 시범지역으로 한 대학교를 선정하고 신기술에 민감한 얼리 어답터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결제서비스 체험행사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