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채권매수 행위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과도 직접 연관돼 있다. 과거에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질 때 상대 흑자국인 개도국에서 버블이 일어났다. 반면 이번에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주된 상대국인 중국이 경상수지 흑자로 들어온 달러를 국내에 풀지 않고 미국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미국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오히려 버블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아무리 인상해도 장기금리가 함께 상승하지 않은 그 수수께끼(conundrum)의 원인 중 하나가 중국의 미국국채 매입이었다.
둘째,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아마 중국은 장기 국공채 위주로 매수할 것이다. 우리나라 10년 금리가 4.6%고 미국 10년 금리는 2.6%다. 투자 차원에서도 좋은 물건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는 그 반대로 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7월에 금리를 25bp 인상했지만 10년 금리는 그 이후에 오히려 40bp 정도 하락했다.
넷째,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면 굳이 단기변동금리로 차입할 이유가 적어진다. 현재 가계부채는 대부분 단기변동금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의 비중이 낮아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생명보험사들은 부채금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따라서 장기금리가 하락하면 부채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더 빨리 커지면서 순자산 가치가 떨어진다. 소위 엉뚱한 데서 날아오는 짱돌을 맞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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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외국인의 국채매수를 반긴다고 했다. 맞는 방향이다. 앞으로 고령화로 재정수요가 증가할 텐데 국채발행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민간의 투자를 구축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는 경제활동의 근저를 형성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데 대한 대비책도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환희와 두려움은 주식시장에서 나타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채권시장에 있다. 채권시장을 모르고서는 금융의 사이클을 알 수 없다. 중국의 우리나라 채권시장 진출로 인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행태와 그 영향이 과거 몇년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리 이것저것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