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에 나란히 킹메이커가 떴다. 바로 한나라당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65·4선)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68·재선)다. 두 사람은 차이점 못지 않게 비슷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두 사람의 역할에 따라 여야의 대선 경쟁과 결과는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정책기획수석, 정책특보를 역임하며 실세 중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그렇지만 참여정부에서 대북송금 특검으로 옥고를 치르며 그의 정치생명은 끝나는 듯 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나 2007년말 복권된 뒤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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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원내대표 선거에 뛰어든 지 불과 일주일만에 20표를 얻은 저력을 발휘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정책위의장에 임명돼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입지를 강화했고 올 5월 원내대표에 올랐다. 그는 민간인 사찰 파문과 관련해 잇따라 이슈를 터뜨리며 남다른 정보력과 네트워크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킹메이커냐, 대권주자냐= 정치권은 이 후보자와 박 원내대표의 행보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있다. 둘다 킹메이커 역할을 넘어 아예 대권주자로 발돋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
게다가 6·2 지방선거 이후 여야는 세대교체 바람에 휩싸여 있다. 6·2지방선거에서 야권의 486세대가 급부상한 데 이어 여권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등장하는 등 여야간 '세대교체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여야의 차기 대권구도는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 후보자, 오세훈 서울시장, 정몽준 전 대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정두언·나경원 최고위원, 원희룡 사무총장,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자는 특임장관을 맡음으로써 '대선 교통정리'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특임장관으로서 당·정·청간 실질적인 소통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의 정치 중량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권 주자를 세우는 과정에서 후보간 전략적 이합집산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 '이재오계'를 거느리고 있는 이 후보자는 자체 추진력도 갖고 있다. 8·8개각을 놓고 '인턴 총리' 위에 '특임 총리'가 올랐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도 대선을 위해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손학규 상임고문 등 '빅3'의 출마가 유력하지만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등 486 대표주자들이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도 이에 해당된다.
이런 가운데 박 원내대표는 "나는 광화문(청와대)을 향하는 믿음직한 기관차를 몰고 주인공을 내려놓은 뒤 회차하겠다"며 공언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 창출의 주역, 풍부한 국정수행 경험 등을 지닌 그가 대선 가도의 기관차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상황에 따라 박 원내대표가 '치고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