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성지건설…'오너자살' 이어 '퇴출'까지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6.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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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신용위험평가 발표]여의도파크센터 등 미분양 대거 물려

25일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퇴출 기로에 선 성지건설 (671원 ▲116 +20.9%)은 두산그룹 박용오 전 회장이 2005년 '형제의 난'으로 그룹을 떠난 뒤 2008년 2월 인수한 시공순위 69위의 중견건설사다.

이 업체는 유동성 위기 등의 이유로 지난해 11월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큰 충격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 결국 위기를 맞았다. 당시 박 회장은 유서에서 "회사 부채가 너무 많아 경영이 어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박 전 회장은 2008년 2월 당시 성지건설의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총 146만1111주와 경영권을 730억5555만원에 사들이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1969년 설립된 성지건설은 인천 문학경기장과 마포대교 확장공사 등을 맡으며 토목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박 전 회장의 취임이후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포린(For In)'이란 주택브랜드도 새로 만들었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사업을 벌이지도 못했다. 때문에 시공순위는 2008년 55위에서 2009년 69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특히 함께 인수된 여의도 파크센터 오피스텔(2007년 분양)의 악성 미분양이 대거 적체된 점이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고10억원의 파격적 분양가 할인을 벌였지만 큰 효과를 내진 못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성지건설의 영업손실은 824억8896만3000원에 달했으며 이 기간 매출액은 2037억4527만원으로 전년대비 18.1% 급감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박 전 회장의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경영 공백 상태를 지속하다 같은 해 12월 박 전 회장의 장남이자 두산가 4세인 박경원씨가 지분을 상속받으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그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무형의 자산과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유상증자 결정 등 자금 조달에 전력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동안 업계에선 두산 (154,200원 ▲8,100 +5.54%)그룹의 후방 지원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꾸준히 나왔지만 결국 성사되진 못했다. 지난 3일에는 만기가 도래한 12억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가 채권단의 협의로 최종 부도를 가까스로 모면하기도 했다.

지난해 1차 건설사 신용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던 성지건설은 이번에 D등급 결정이 나자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벌여왔는데 구조조정이 작년에 비해 강하게 이뤄진 것 같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진 못해 채권단과 얘기를 더 나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지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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