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자금지원, 국민은행·농협 '진통'

더벨 길진홍·김동희 기자 2010.06.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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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미수금 1000억 규모···여의도 파크센터에서 발목 잡혀

더벨|이 기사는 06월04일(16: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1차 부도가 발생한 성지건설 자금지원 문제로 국민은행과 농협 등 채권단이 진통을 겪고 있다. 자금지원이 4일중 결정되지 않으면 성지건설은 최종 부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지건설 (671원 ▲116 +20.9%)은 지난 3일 상거래어음 12억원을 막지 못한데 이어 4일에도 만기 도래한 어음 8억원을 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에만 91억원 어치의 어음을 추가 결제해야 한다.

그러나 자금을 수혈해 어음을 갚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의도 파크센터 등 주요 건설 사업의 미분양 증가로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의 반응이 냉담하기 때문이다.



국민銀 "농협이 먼저 자금지원해야"..농협 "더 이상은 어렵다"

국민은행과 농협은 성지건설의 자금 지원을 서로 미루고 있다. 국민은행은 먼저 농협의 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만기 돌아오는 어음이 농협이 진행한 PF대출과 관련이 있는데다 채권액 비율이 10%에 달해 주채권은행 다음으로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달 만기 도래하는 어음 중 절반이 농협이 PF 대출을 일으킨 인덕원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개별 PF사업장에 소요되는 자금은 원칙적으로 해당 여신을 보유한 농협이 지원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농협 측에 45억원 가량의 대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농협은 성지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실규모가 너무 큰데다 PF대출을 해준 인덕원 사업장의 경우는 분양율이 100%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 1월에도 국민은행의 요청으로 성지건설에 긴급자금 140억원을 지원했다”며 “부실규모가 너무 커 더 이상의 추가 대출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국민은행과 농협이 사실상 성지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의도 파크센터 등 미분양 적체가 원인

성지건설의 자금난은 서울과 수도권 일대 미분양 적체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7년 첫 분양한 여의도 파크센터(오피스텔)는 3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사 미수금만 682억원에 달한다.

분양이 완료되더라도 은행 대출금(440억원)과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받을 수 있는 현금은 3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분양지연으로 650억원을 날린 셈이다.

김포 양촌 EZEN아파트형공장도 공사 미수금만 247억원이 쌓여 있다. 경기도 안양의 아파트형공장 ‘인덕원 성지스타워드’의 경우 분양률 100%를 기록했지만 잔금 70%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성지건설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수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도 어음 결제가 몰렸지만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최종부도를 면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규 자금 지원을 통해 성지건설을 정상화하려는 채권단 노력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워크아웃보다는 법정관리를 통한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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